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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생활의 발견/역사와 인물 이야기

[중국]천하를 얻은 이유

by 날숨 한호흡 2007. 7. 21.

 

 

한고조(韓高祖)는 본래 만리장성을 쌓는 인부들을 거느리던 일개 십장이었으나

큰 뜻을 내어 마침내 중국의 주인이 된 사람이었다.

그가 어느 때 큰 잔치를 벌이고 신하들에게 물었다.

"내가 천하를 얻은 이유가 무엇이며, 항우(項羽)가 나에게 진 까닭은 무엇이라고 경들은 생각하오?'

 

고기(高起)와 왕릉(王陵)이 대답하였다.

"폐하께서는 부하를 시켜 성을 치게 하고 땅을 차지하게 하시고서는, 즉시 그 성이나 땅을 공로있는 사람에게 주시어 이익을 여러 사람이 고루 얻어 가지게 하였습니다.

그런데 항우는 이와 반대로 공로 있는 사람을 죽이고, 어진 사람은 의심했으며, 싸움에 이겨도 그 공로를 상주지 않고, 땅을 빼앗아도 이익을 나누어주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항우에게는 심복하는 사람이 없어 천하를 잃은 것입니다."

 

그러나 고조는 이렇게 말했다.

"그대들은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오.

장막 안에서 전략을 세워 천리 밖의 싸움에서 승리를 거두는데 있어서 나는 도저히 자방(子房:張良)을 미치지 못하오.

국가의 안녕을 도모하고, 백성을 사랑하며, 군대의 양식을 대어 주는 데 있어서 나는 도저히 소하를 당하지 못하오.

백만의 대군을 이끌고, 싸우면 반드시 이기고, 공격하면 반드시 빼앗는 전투에 있어서 나는 도저히 한신을 당하지 못하오.

이 세 사람은 다 인걸들인 것이오.

나는 다만 이 세사람을 잘 써서 그 힘을 충분히 발휘하게 한 것 뿐이오.

이것이 내가 천하를 얻은 이유요.

항우에게도 범증이라는 뛰어난 신하가 있었으나 그는 그마저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였소.

이것이 항우가 내게 진 까닭이라오."

 

여러 신하들이 이 말에수긍하였다.

 

[십팔사략(十八史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