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유학파(犬儒學派)의 거장 디오게네스는 당시 큰 명성을 얻고 있어서,
알렉산더 대왕까지 그를 만나고 싶어하였다.
디오게네스는 나무로 된 통 안에서 살고 있었다.
그는 그 속에서 햇볕을 쬐며 언제나 명상에 잠겨 있기를 즐겼는데,
어느날 알렉산더 대왕이 그를 찾아왔다.
알렉산더는 그의 철학자다운 초연한 태도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알렉산더는 디오게네스에게 말했다.
"당신의 소원은 무엇이오? 내가 그 소원을 들어 주겠소."
그러자 디오게네스는 자리에서 꼼짝도 않고 다만 이렇게 말할 뿐이었다.
"대왕, 내 앞에서 좀 비켜 주시겠습니까?"
말하자면 그것이 디오게네스로서 알렉산더에게 부탁할 수 있는 유일한 소원이라는 뜻이었다.
알렉산더는 아리스토텔레스를 스승으로 삼은 철학자의 제자답게
디오게네스의 그런 태도에 감탄을 금할 수가 없었던지
'내가 알렉산더가 될 수 없었다면, 디오게네스가 되는 것이 좋았으리라'하고 말하였다.
[숭어 5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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