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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감성과 영성을 위한 글/하느님의 농담?

지루함

by 날숨 한호흡 2007. 4. 25.

 

 

 

어떤 사람이 꿈을 꾸었다.

자기가 죽어 어느 굉장히 넓은 평야에 혼자 있는 것이었다.

기분도 굉장히 쾌적하였다.

그래서 푹 쉬고 나서는 "거, 누구없소?" 하고 소리를 쳤더니

즉시 하얀 옷을 입은 하인 하나가 나타나서,

"무엇을 원하시옵니까?" 하고 여쭙는 것이었다.

"뭐든지 다 있습니까?"

"예, 원하시는 것은 다 가지실 수 있습니다."

"그럼 배가 고프니 우선 먹을 걸 좀 갖다 주시오!"

"뭘 드시고 싶으신지요?

원하시는 건 다 잡수실 수 있습니다."

 

하인이 먹을 걸 갖다 주는데,

과연 자기가 원했던 바로 그 요리가 아주 먹음직스럽게 나왔다.

속 썩는 일 없고, 계속 먹고 자고하니 정말 너무도 좋은 세상을 한동안 보냈다.

 

얼마 후 놀이를 하고 싶어 놀이 기구를 달라고 하니 갖다 주었다.

달라고 하는 건 다 갖다 주는 것이었다.

하고 싶은 놀이는 다 해보았다.

그랬더니 마침내 지루해지기 시작하였다.

먹고 자고 놀고 하니 심심하기 짝이 없었다. 하인을 불렀다.

 

"이제 나는 뭔가 일을 좀 해야겠소.

계속 먹고 자고 놀기만 하니 지루하단 말씀이야."

그랬더니 하인의 말이 아래와 같다.

"죄송합니다.

그것은 우리가 여기서 선생님께 드릴 수 없는 바로 그 유일한 것이기 떄문입니다."

 

"뭐라고? 난 이제 질려 버렸어.

이런 데 있을 바에야 차라리 지옥에 가는 편이 훨씬 낫겠소."

그랬더니 하인이 소리치기를,

"선생님, 그럼 도대체 여기가 어딘 줄로 착각했었나요?"

 

 

[하느님도 농담을 아실까? 7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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