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이 꿈을 꾸었다.
자기가 죽어 어느 굉장히 넓은 평야에 혼자 있는 것이었다.
기분도 굉장히 쾌적하였다.
그래서 푹 쉬고 나서는 "거, 누구없소?" 하고 소리를 쳤더니
즉시 하얀 옷을 입은 하인 하나가 나타나서,
"무엇을 원하시옵니까?" 하고 여쭙는 것이었다.
"뭐든지 다 있습니까?"
"예, 원하시는 것은 다 가지실 수 있습니다."
"그럼 배가 고프니 우선 먹을 걸 좀 갖다 주시오!"
"뭘 드시고 싶으신지요?
원하시는 건 다 잡수실 수 있습니다."
하인이 먹을 걸 갖다 주는데,
과연 자기가 원했던 바로 그 요리가 아주 먹음직스럽게 나왔다.
속 썩는 일 없고, 계속 먹고 자고하니 정말 너무도 좋은 세상을 한동안 보냈다.
얼마 후 놀이를 하고 싶어 놀이 기구를 달라고 하니 갖다 주었다.
달라고 하는 건 다 갖다 주는 것이었다.
하고 싶은 놀이는 다 해보았다.
그랬더니 마침내 지루해지기 시작하였다.
먹고 자고 놀고 하니 심심하기 짝이 없었다. 하인을 불렀다.
"이제 나는 뭔가 일을 좀 해야겠소.
계속 먹고 자고 놀기만 하니 지루하단 말씀이야."
그랬더니 하인의 말이 아래와 같다.
"죄송합니다.
그것은 우리가 여기서 선생님께 드릴 수 없는 바로 그 유일한 것이기 떄문입니다."
"뭐라고? 난 이제 질려 버렸어.
이런 데 있을 바에야 차라리 지옥에 가는 편이 훨씬 낫겠소."
그랬더니 하인이 소리치기를,
"선생님, 그럼 도대체 여기가 어딘 줄로 착각했었나요?"
[하느님도 농담을 아실까? 7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