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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명상 칼럼/너는 사랑이라 말하지만..

허공虛空

by 날숨 한호흡 2013. 3. 5.

 

 

 

 

허공虛空

 

 

 

 

허공이라. 허공은 과정이다.

그것을 추구하다 보면 본질에 이를 수 있으나

허공이 종착점은 아닌 것이지.

허나 만물이 어느 한 점에 머물지 않고

지속적으로 크고 작은 움직임으로 존재하매

허공은 그 중 가장 정제된 움직임이라.

 

 

정靜과 동動의 사이에 있는 것이 허공이니

무엇이건 그 사이에 존재하는 간극이 그것이다.

촘촘할수록 순도 높은 물질인바

우주에서도 가장 촘촘하고 세밀한 곳에 존재하는

아주 작은 '사이'

그것을 순간적으로 없애고 하나로 만드는 것이 호흡이다.

 

 

허공, 그것은 여간해서는 보이지 않으리.

수련 중 잠시 들여다볼 수 있으나

어지간한 민첩함이 아니고서는 어렵다.

본다고 해서 그것이 귀한 것이라 알기도 어려우니

허공을 가질 수 있다면 더욱 무심에 가까이 갈 수 있으리.

 

 

허공이란 인간계에 주어진 신神계.

호흡과 호흡 사이에 잠시 엿볼 수 있고 느낄 수 있으나

자신이 소유할 순 없다.

허나 그것을 추구하다 보면 점점 무심에 다가가고

선계로 다가가리라.

 

 

허공은 무탁기, 허공은 선계, 허공은 우주.

허공은 근본 에너지 저장소, 허공은 무음, 허공은 0.

 

 

1과 1 사이의 0을 알아보는 눈이 있음을 기쁘게 생각하라.

수많은 현상의 이면에 존재하는 실체로의 통로이니.

악기를 연주할 때

음과 음 사이의 쉼이 바로 허공이니라.

 

 

호흡과 호흡 사이의 비밀을 깊이 탐구해 보고 싶지 않니.

 

 

봄, 호흡과 함께 하기에 너무나 좋은 때로구나.

지구에서의 나의 그 철도 그리했느니

너희도 그리한다면 어려움 속에서도 힘들지 않고

즐겁게 보낼 수 있으리라.

 

 

 

 

 

 

 

 

 

 

[너는 사랑이라 말하지만 나는 그리움이라 말한다 (황진이, 장미리외, 수선재, 2012년 9월 출간), 10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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