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는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었으며, 바로 옆에 날아다니는 먼지나
제 자신의 발바닥에 묻은 때에서도 발견되는 것이었습니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이 진리였습니다. 이 진리의 숲, 진리의 바다에 있으면서,
저는 진리가 고귀하여 먼 어느 곳에 있는 것으로만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어느 날 갑자기 현실에서 제가 가지고 있었던 장벽은 무너지고 어디를 둘러보아도
모두가 진리뿐인 세상, 진리의 바다....
천지가 햇볕이었습니다. 온통 밝음뿐이었습니다.
순식간에 모두가 바뀌어 버린 것입니다.
그러나 이 장벽을 깨기까지 제가 부딪혔던 수많은 의문은 저의 성장에 더없는 밑거름이 되었으며,
이 밑거름을 만들기까지 엄청난 에너지를 소모한 후에야, 저는 자신을 낮추고,
한낱 길가의 풀 한포기까지도 더없이 소중한 의미를 지니 우주 그 자체임을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들의 존재를 인정하는 순간 마음으로부터 이들과의 대화가 열렸던 것입니다.
이들과 대화가 되는 순간부터 이들은 저의 스승이었습니다.
모래 한 알이 가지고 있는 역사는 우주의 역사였으며, 수억 년의 세월 동안
우주 만물의 일부로 존재하면서 우주의 역사를 바라보고,
자신은 역사의 한 장을 쓰며 살아왔던 것입니다.
인간은 그 속에서 무엇이나 할 수 있으면서도 아무것도 하지 못한채 세월만 축내고 있는
한없이 무능한 존재였습니다.
시간의 흐름은 대자연에게는 무한하나 인간에게는 유한하였으며,
이 유한한 시간의 흐름 속에서 자신이 유한한 존재임을 모르고 있는 인간들에게
무엇인가 제가 깨달은 거을 알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알고 있는 것을 세밀히 기록하기 시작하였습니다.
허나 아직은 시기상조였습니다.
저는 그 이상 아는 것이 없었습니다.
모래 한 알의 역사가 아무리 우주의 역사라고 한들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우주가 인간의 생활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극히 적었습니다.
동물적인 인간의 생활에서 중요한 것은 당장 먹고, 자고, 입는 것이었으며,
그 모든 것이 지구, 즉 우주의 극히 일부에 이미 존재하는 것들을 찾아 먹는 정도에 그침에도 불구하고,
인간들은 자신의 역량으로 만들어 생활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인간의 유한한 능력은 문제를 문제로 인식하는 단계조차도 미달하는 것이었습니다.
한편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한 상태에 있는 줄 알고 있었으나,
이미 저에 앞서 저보다 많은 것을 깨달은 분이 계셨습니다.
[ 한국의 선인들 1권, 90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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