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어떤 분의 책이 몇 년 만에 나와서 읽어봤습니다.
반쯤 읽을 때까지는 상당히 좋았습니다.
그런데 뒤로 갈수록 답답해지더니 책을 덮을 때는 허전한 마음까지 들더군요.
그분이 30권 가까이 책을 내셨다고 합니다. 필명이 상당하시죠.
참 잘 쓰시는 분입니다.
문학적으로 향기롭고 좋은 글을 많이 쓰셨습니다.
그분으로 인해서 한 종교가 많이 포교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거의 수십만의 독자들이 그분으로 인해 신자가 되고,
그 종교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갖게 만드는 역할을 했습니다.
대단한 분이고 많이 훌륭하신 분이지요. 따라갈 수 없는 부분도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왜 답답한 마음이 들었는가?
아마도 그분이 중용에 가까이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자연에 대해서는 굉장히 존중하고 사랑하시는데 인간은 참 싫어하십니다.
특히 권력자라든가 매스컴에 종사하는 분들을 굉장히 싫어하십니다.
자기 자신이 오염될까봐 신문, 방송은 전혀 접하지 않으시고요.
그래도 살아가는 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으시답니다.
또 문명을 아주 싫어하십니다.
오죽하면 전기도 안 들어오는 곳에서 사시겠습니까?
그런 극단적인 방법을 취하는 분이시지요.
시내에 나오면 볼일 보기 무섭게 다시 산으로 돌아가신다고 합니다.
21세기 정보화 사회인데도 '나느 컴퓨터의 마魔에서 벗어났다'
이런 말씀도 하시고요
어떤 수행자가 편지를 보내어 '수행을 이러이러하게 하고 있는데 맞게 하고 있습니까?'
하고 여쭈었더니, 굉장히 답답해 하시면서
'수행은 그렇게 하는 게 아니고 이렇게 하는 것이다' 라고 가르침을 내리시더군요.
물론 그분 입장에서는 많이 답답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쭌 그분은 그러고 싶어서 그렇게 했겠습니까?
그런 질문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있는 것이죠.
그리고 육식하는 사람을 아주 싫어하십니다.
무말랭이를 그렇게 좋아하시는데
씹으면서 느껴지는 그 맛은 육식을 하는 사람은 죽었다 깨도 모를 거라고 하시더군요.
물론 이런 분도 계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꼬장꼬장하면서 시퍼렇게 살아 있는 분도 계셔야 하는 것이죠.
일흔이 넘으셨으니까 어쩔 수 없이 구세대이기도 하고요.
그러나 만인을 품고 받아들이고 교화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한쪽으로 치우친 모습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우리 수련하는 사람들의 태도는 좀 달라야 합니다.
눈 오면 눈 오는 대로 비 오면 비 오는 대로,
외국에 가면 그 나라의 법을 따르면서 가는 것입니다.
시대에 맞춰서 이런저런 방편을 쓰면서 눈높이를 같이해서 가고자 하는 것입니다.
(이어집니다.)
[3장. 수련, 진화하기 위한 방법 - 중용을 찾아가는 과정 15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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