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절하는 이와 절 받는 이는
둘 다 비어 있네
본래부터
그러니 우리의 대화는
말할 수 없이 완전하네 "
선불교에 전해오는 게송의 하나이다.
이는 붓다와 중생의 본성이
모두 '공空하다' 는 것을 의미한다.
절하는 이와 절 받는 이가 본래부터 비어 있다는 말은
가톨릭, 기독교 신자들에게는 매우 이상하게 들릴지 모른다.
그들은 이 말에 동요될 수도 있다.
어떻게 그 종교의 창시자를 향해 감히
"당신은 비어 있으며, 우리와 분리된 존재가 아닙니다"
라고 말할 수 있을까?
그러나 '비어 있음(Sunyata, 空)' 은
'아무것도 없다' 란 의미가 아니다.
이는 '분리된 실체는 존재하지 않는다' 란 뜻이다.
우리와 붓다는 분리된 두 존재가 아니다.
붓다 안에 우리가 있고, 우리 안에 붓다가 있다.
이러한 이해의 씨앗은 가톨릭과 기독교안에도 있으며
다른 종교 안에도 있다.
다만 다른 종교에 비해 불교에서 이를 매우 명확히,
단순하게 표현했을 뿐이다.
절하는 이와 절 받는 이 둘 다 비어 있다.
우리 중 누구도 독립된 자아가 아니다.
그러므로 기도하는 우리는 우리 자신과 우리 밖의 존재
둘 다를 향해 기도하는 것이며,
이 둘 사이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다.
신과 우리는 같은 본질을 지니고 있다.
신과 우리 사이에는 어떠한 분리도, 차이도 없다.
[틱낫한, 기도 3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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