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일은 전부 애증입니다.
사랑과 증오로 벌어지는 일들이 모든 인간사입니다.
예를 들어 남자가 여자를 배신했습니다.
같이 '헤어지자' 하면서 헤어졌으면 괜찮은데 동의 없이 배신했습니다.
그러면 그 원망하는 마음을 삭이는 데 굉장히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10년을 사궈었으면 헤어지는 데 10년이 걸립니다.
간단한 일이 아닙니다.
인간사라는 게 10년을 사귀었으면 헤어지고 백지 되는 데 10년이 걸린다는 것이지요.
인간이 쌓아온 감정의 교류라는 것이 그렇게 집요합니다.
그러므로 함부로 마음 주고 정주고 하는 게 아닙니다.
무심으로 만든다는 것은 '너무너무 밉고 원망스러워 죽이고 싶다' 하는
마음을 삭여서 백지상태로 만드는 것입니다.
그런 사람이 있었나? 그 사람이 나에게 어떻게 했지?
이렇게 생각조차 안 날 정도로 만드는 것이지요.
그러기까지 호흡으로 삭여내고, 버리고, 빨고 하는 것이지요.
그래도 안 되면 햇볕에 널고, 창고에 박아 놓고, 꺼내서 태우고 합니다.
다 버린 줄 알았는데 또 꺼내보면 애착이 생겨서 빨아서 널고 합니다.
보통 사람들을 보면 마음을 해소하기 위해
온갖 일을 다 해도 안되잖아요?
술 먹고, 계속 담배 피우고, 딴 데 가서 바람피우고 해도 해소가 안 됩니다.
그 사람이 '내가 잘못했다, 살려달라' 이런다고 해결되는 것도 아닙니다.
내가 한 번 품었던 마음은 그 사람 소관이 아닌 내 소관입니다.
그 사람은 하나의 도구일 뿐입니다. 그 사람을 대상으로 내가 한 일입니다.
그러니 내가 풀어야 하는 것이지요.
사실 그 사람은 상관이 없습니다. 그냥 하나의 역할을 해준 것뿐입니다.
옆에 있어준 죄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런 것들이 무심이 되도록, 밤낮없이 떠오르는 그 얼굴이 안 떠오르도록,
얼굴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도록 만드는 과정이 엄청난 에너지를 소모합니다.
(이어집니다.)
[2장. 진화, 인간이 살아가는 목적 - 감정의 진화 1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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