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가 어느 산속을 지나다가 가지와 잎이 무성한 거대한 나무 한 그루를 보았다.
그 옆에는 나무꾼이 있었는데, 장자는 나무꾼이 곧 나무를 베리라고 생각하였지만
나무꾼은 좀체로 톱을 들지 않았다.
장자는 나무꾼에게 물었다.
"왜 이 나무를 베어 다듬어서 쓰지 않는 거요?"
나무꾼이 대답했다.
"이 나무는 굉장히 커서 사람들은 이 나무가 목수에게 유용하게 쓰일 수 있을 것이라고들 생각하지요.
하지만 전문가의 입장에서 볼 때 이 나무는 전혀 쓸모가 없습니다.
둥치든, 가지든, 뿌리든, 잎이든, 열매든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어요."
장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 이 나무는 쓸모가 없었기에 베어지지 않고 타고난 수명을 다할 수가 있었다!"
그런 다음 장자는 옛 친구 집에 도착하여 하룻밤을 묵게 되었다.
친구는 반가운 나머지 하인을 불러 거위 한 마리를 잡게 하였다.
하인이 여쭈었다.
"어떤 거위를 잡을깝쇼? 한놈은 잘 울지 못하고, 한놈은 잘 웁니다만...."
주인이 대답했다.
"울지 못하는 놈을 잡아라"
이에, 장자는 탄식하였다.
"여기서는 쓸모가 없는 놈이 죽는구나! 아아, 실로 어느 편을 따름이 옳은 것인가?"
[숭어 231쪽 - 장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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