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아는 거문고를 잘 타기로 이름이 높았다. 그리고 그의 친구인 종자기는 음악 감상의 명인이었다.
그리하여 두 사람은 서로 깊은 예술상의 벗이 되었다.
어느 날 백아는 높은 산에 올라가는 기상을 상상하면서 거문고를 탔다.
그러자 종자기는 그 소리를 듣고 있다가 이렇게 감탄하였다.
"아, 하늘 높이 솟은 태산에서 온 천하를 굽어보는 기분이로구나!"
또 어느 날 백아는 흘러가는 물을 상상하면서 거문고를 탔다.
역시 종자기는 이렇게 말하였다.
"좋고도 좋구나! 양양하게 흐르는 양자강과 황화수로다!"
이와같이 백아가 무엇을 타든 종자기는 그 의취를 정확하게 알아내어 백아의 예술혼을 이해하였다.
어느때 두 사람은 태산 북쪽으로 놀러 간 일이 있었다.
백아는 그때를 생각하여 곡을 하나 만들어서 거문고를 탔다.
처음에는 소낙비가 장쾌하게 내리는 곡조로 시작된 그 곡은 마침내 태산이 무너질 듯
장엄하기 그지없는 곡조로 끝을 맺는 것이었다.
그리고 종자기는 백아의 마음을 귀신같이 알아 맞힘으로써 백아를 감탄시켰다.
백아는 거문고를 놓고 종자기에게 말했다.
"자네야말로 이 세상에 둘도 없는 훌륭한 음악 감상가일세,
자네가 이 세상에 있는 한 내가 어떻게 거문고 소리를 그칠 수 있겠는가."
그후 종자기가 백아보다 앞서 죽었다.
그러자 백아는 자기가 타던 거문고 줄을 끊고, 그 뒤로 다시는 거문고에 손을 대지 않았다.
[숭어 23쪽, 열자(列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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