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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감성과 영성을 위한 글/하느님의 농담?

환상

by 날숨 한호흡 2007. 3. 27.

 

 

본당 사제관에 도둑이 들었다.

마침 요근래 성당 신축기금이 모자라

밤잠을 설치던 본당 신부가

도둑이 책상 서랍을 온통 다 빼내고 장농을 뒤지는 것을 보다가

간도 크게시리 그냥 크게 웃어 젖혔다.

그랬더니 돈을 훔치는 데 정신이 없던 그 도둑,

아닌 밤중에 홍두깨 격으로 기괴한 웃음 소리를 듣고

깜짝 놀라

어쩔 줄 몰라 하다가 도둑답게 냉정을 되찾고 물었다.

 

"그대의 웃음을 무슨 뜻을 지녔는고?

 

본당 신부의 대답은 이러하였다.

 

"그대가 이 깜깜한 밤중에 내 책상 서랍에서 돈을 찾으니까 그렇지.

나도 벌건 대낮에 이미 그렇게 찾아 헤맸지만 헛수고였느니라!"

 

 

 

[하느님도 농담을 아실까? 3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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