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여인들
세종대왕께서도 선인이셨는데 후궁들이 많았다고 들었습니다.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세종대왕의 경우는 저도 이상했습니다.
후궁이 몇 십 명이나 있었다고 해서 처음에는 선인이라는 기대를 하지 않았습니다.
사실 그 시대의 제도 자체가 너무 불합리해서 수천 명의 궁녀가 왕 한 사람만 쳐다보고 있어야 했는데,
그분으로서는 되도록 많은 여성이 한을 품지 않을 수 있게 하려는 뜻이 있었다고 합니다.
원해서라기보다는 상대방의 처지를 배려하는 마음으로 여자들을 대했다고 합니다.
그러면 그 시대에 궁녀로 태어나는 여자들은 이유가 있을까요?
그들에겐 그런 상황의 경험이 필요해서입니다.
부당한 제도 하에서 한 남자를 바라보면서 여러 가지를 금하는 경험이 필요한 사람들이
그런 억압의 경험을 합니다.
하지만 동일한 상황 속에서도 왕의 눈길 한 번을 영광으로 생각한 사람들은 기쁘게 살았던 것이고
반면 자신의 처지에 평생을 한 맺혀서 산 사람들은 마지막까지 한을 품고 죽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극에서 보면 여자들이 오뉴월에 한 맺히고 이를 갈고 하는 장면만 자꾸 부각시켜서
궁중에 있는 여자들은 다 한 맺히고 표독스럽게 살다 죽었다고 생각하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조선 시대 궁중 여인들에 대한 조사를 보면,
그 생활에 만족하면서 궁중의 법도와 문화를 배우고 살았던 여자들도 많았습니다.
주로 시나 예술 쪽으로 에너지를 쏟으면서 살았습니다.
왕을 차지하는 것만이 목표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은 죽을 맛이었겠지만,
반면에 한 궁궐 안에서 왕을 모실 수 있다는 것만 가지고도 기뻐하면서 살았던 여자들도 많았습니다.
그렇게 같은 상황에서도 행복하게 살다 간 사람들과 비운에 살다 간 사람들이 동시에 있습니다.
같은 상황에서도 어떤 마음가짐으로 있느냐에 따라 공부가 되기도 하고 한 맺혀 살다가 끝나기도 합니다.
[내 인생은 내 뜻대로, 수선재, 2008년 8월 25일, 앉아서 우주까지, 15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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