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감 그리고 금촉
지감, 즉 마음에 관한 사항을 끊는다는 것은 히로애락애오욕, 즉 '느낌'에 대해서 느끼지 않는 것입니다.
어떤 느낌이 오면 계속 깊이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그 느낌 자체를 잊어버리는 것을 말합니다.
갑자기 누가 전화해서 굉장히 기쁜 소식을 알려줘도 그 기쁨을 오래 간직하지 않고 이내 잊어버리고
슬픔도 마찬가지로 오래 느끼지 않습니다.
사람이기 때문에 무슨 이야기를 들으면 마음에서 반응이 옵니다.
반응조차 오지 않는 것은 아닌데,
그 반응을 금방 잊어버리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항상 무심의 상태, 비어 있는 상태로 있는 것이 지감입니다.
'느낌을 멈춘다', '감정이입을 하지 않는다', '감정의 흔들림이 없다'는 다 같은 말입니다.
일할 때 피곤해지는 이유는 감정을 섞기 때문입니다.
일만 하면 그렇게 힘들지 않은데 괜한 신경을 쓰고 감정을 이입시키기 때문에 지치고 피곤합니다.
사회생활은 하되 느낌을 갖지 않는 자세, 행여 가져도 이내 잊어버리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회사에서 상사에게 부당하게 꾸지람을 듣고 동료와 마찰이 있었더라도
화를 내기보다 그냥 무심으로 드는 겁니다.
같이 감정을 섞어 가며 얘기하다 보면 더 지치고 피곤해질 뿐 아니라 때로는 단전을 놓치기도 합니다.
만일 옆 사람이 계속 딱딱 소리를 낼 때, 한번 걸리기 시작하면 계속 불편해집니다.
그럴 때는 그 상태를 그냥 잊어바리는 겁니다.
그러면 소리가 들리지 않게 되는데 그런 것이 바로 지감입니다.
소리는 귀로 듣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듣기 때문입니다.
금촉은 몸에 관한 일체의 접촉을 하지 않는 것,
'기 교류'를 하지 않는 것을 말합니다.
금촉 중에 금욕이 들어갑니다.
누구를 만나도 기운을 열지 않고 만나니까 공사가 분명합니다.
대화만 하고 상대방 일에는 참견하지 않고 기운을 섞지 않는 것입니다.
그러나 일단 사람을 만나게 되면 기운을 섞지 않으려고 해도 뜻대로 되지 않습니다.
상대방이 더 강하면 원하지 않아도 기운을 받기 때문에
내가 강해져서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을 때까지는 되도록 만나지 않습니다.
전화로도 탁기가 오므로 되도록 전화도 하지 않습니다.
만나서 탁기 받고 영향 받고 흔들림이 오는 것에 대해서 내가 대책이 안 서 있기 때문입니다.
[내 인생은 내 뜻대로, 수선재, 2008년 8월 25일, 앉아서 우주까지, 15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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