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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명상 칼럼/너는 사랑이라 말하지만..

시를 써라

by 날숨 한호흡 2013. 1. 22.

 

 

 

 

시를 써라

 

 

 

 

고비로다.

이것을 넘기겠느냐. 어떻게 넘기겠느냐.

 

 

너의 시간과 재능을 온전히 바쳐라.

그럼으로써만 떳떳하기도 하려니와

밀도와 순도가 높을 것이니

무엇이 되었건 그를 통해 너는 성장할 것이다.

100%여야 한다.

그리한다면 무엇이든 가하지 않음이 없으리.

 

 

그리고 자중하여라.

자중하는 가운데 한 획을 그어라.

한 획 한 획 최선을 다하고

어디에 어떻게 자리하는지 살펴라.

하루에 한 획을 긋더라도 그리한다면

전체 그림에서는 완성되어 가고 있음이니

초조해할 것 없다.

 

 

말 한마디, 한 행동, 한 시간의 사용이 모두

큰 그림의 일부임을 알고 나면

어디에서 무엇을 하건 안심이 아니랴.

 

 

집중에 앞서 너를 비움으로 채우고

맡겨라.

기적이 이루어질 것이다.

그 한 손 한 손이 모여 우주가 이루어진다.

 

 

그런 방법으로, 시를 써라.

하루를 보냄에 있어 한 번의 명상과 한 절의 시구라면

부족할 것이 무엇이더냐.

마음을 비우고 다듬고 수행하는 것으로는

상품上品의 방법이니라.

소홀히 하지 않도록 하여라.

 

 

이는 옛 선인님들의 수련방법이니

마음을 명경처럼 투명하게 닦는 방법으로

글을 통하여 그것을 비추어 보았더랬다.

 

 

글이란 스스로 살아 숨 쉬며,

만든 이의 상태를 드러내므로

곧 수련하고 다듬는 방편의 하나이니라.

어떻게 포장하거나 숨길 수 없는 것이 글이다.

매일 마음을 닦듯이 언어를 닦고

때가 없이 투명하게 만들어라.

 

 

무엇을 노래할까.

얼마 남지 않은 안타까운 때를 기다려 보아라.

사라져 가는 시점을 노래하여라.

만물의 노고를 치하하고 고단한 영혼을 위로하여라.

 

 

왔다 스러져 갈 생명들이

그 글귀를 타고 평안히 떠날 것이다.

 

 

쉬지 않고 써라.

사명감으로 글을 써라.

하고 싶으면 쓰고 말고 싶으면 쉬는 것일 줄 알았더냐.

자꾸 써야 붓끝이 살아난다.

손에 쥔 붓은 칼이요, 어머니의 손길이다.

적절히 사용하며 만물을 생生하는 일에 쓰도록 하여라.

 

 

행行이 우선이다.

하고 나서 다시 보자.

시간이 천금이다.

 

 

 

 

 

 

 

 

 

 

[너는 사랑이라 말하지만 나는 그리움이라 말한다 (황진이, 장미리외, 수선재, 2012년 9월 출간), 6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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