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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생활의 발견/생태공동체이야기

공동체.. 가족으로.. 남남으로..

by 날숨 한호흡 2012. 12. 30.

 

 

 

 

 

최근 두 달 간 아내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며 가족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보고 있다.

지난 2년간 객지로 다니느라 주말 부부 또는 월말 부부를 하다가 오랜만에 함께 있으니..

좋은 점도 있지만 은근히 불편한 점도 있다..

 

 

아내와 나는 혈액형 B형 부부라선지 몰라도 서로의 개성을 수시로 표현하면서 자주 토닥거린다.

그러다 서로 잘 삐지고..  반면 B형 답게 또 금방 헤헤 거리고..^^

 

 

이런 부모를 닮아서인지 딸(중2)과 아들(초6) 두 녀석도 종종 티걱태걱한다.

그러다 참다 못한 아빠한테 혼나고.. (아빠도 엄마랑 그러면서 말이다..)

 

 

내가 자랄 때를 돌아보면..

 

내겐 최초의 인생 스승이셨던 존경하는 아버지 조차도 어머니와 종종 다투셨고

(경제적인 문제가 주로 원인.. 현실주의자 어머니가 이상주의자 아버지께 항상 먼저 싸움을 거셨지만..

그러고 보면 아무리 집밖에서는 대단한 남성과 여성으로 보이더라도 정작 '남편'과 '아내'의 위치로 가면..

대부분 각자 본색 그대로 보여주게 된다는 그런 경험을 나와 주변의 모든 부부들을 통해 확인한다.ㅎㅎ) 

 

나도 여동생들과 적지 않게 다투었다. 또 그러면서 역시 또 헤헤.. 거리고..^^ 

 

 

그런데 이런 이들이(부모, 형제, 아내) 지금은 내가 그 무엇을 해도 믿고 따라주는 사람들이다.

어찌보면 나와 가장 많이 싸우고 미워?하고 하던 이들이 결국은 나를 가장 잘 알고

가장 많이 이해해주는.. 바로 가족들인 것이다.

 

 

 

 

 

 

 

 

공동체 마을 또는 여럿이 함께 조성하는 전원 마을이 지속적으로 유지되고 발전하기 어려운 것 중의 하나는

알게 모르게 그 구성원들 사이에 이러한 가족의 개념이 너무나 이상적으로 높게 설정되어 있는 것이

그 이유 중의 하나가 아닐까 생각된다.

 

 

격조 높은 대화의 이웃, 종종 열리는 마을 파티?.. 세련된 문화예술 세미나.. 삶의 의미를 찾는 영성 모임..

풋풋한 마을 장터.. 언제나 미소 짓는 마을 주민.. 항상 나누며 어려울 때 언제나 힘이 되어 주는 사람들..

 

 

꼭 필요한 함께 어울리는 이들의 모습임에는 분명하다. 또 충분히 가능하고..

그러나 이것들만이 함께 살며 가족이 되어가기 위한 것들의 전부일까?

 

 

오히려, 싸우고 화해하고 이런 것들을 그대로 인정하고 대신 반복되는 과정의 수위를 자연스럽게 조절하며

그 과정에서 서로를 알아가는..그것이 점점 깊은 사랑으로 발전하는 그런 것이 가족이 되는 과정이 아닐까..

 

 

이러한 과정 자체를 시간을 두고 다져가며 이해하고 공감하여 점차 즐길 수 있게 된다면,

의외로 공동체는 그리 어렵지 않게 형성되고 지속되고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

.. 라는 생각이 점점 더 짙어진다.

 

 

 

 

부모형제라는 혈연관계와 결혼이라는 계약관계가 어우러져 가족이 구성되고 이러한 '관계' 속에서

무수한 갈등과 대립, 화해와 인내, 사랑과 연민으로 꾸준히 단련되는 것이 가족이기에..

 

 

서로 다른 환경에서 오랜기간 다르게 살아오다가 뒤늦게 모여 함께 삶을 나누고자 하는 이들이라면

그 가족되는 과정이 과연 어떠하겠는지 충분히 예상 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그것도 다수가 이루고자 하는 공.동.체. 라면..

 

 

 

 

 

 

 

 

 

 

때로는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서로의 흠을 모른 척해주고..

때로는 꼭 껴안고 함께 울어주고..

때로는 손을 맞잡고 진정으로 함께 기뻐해주고.. 

 

 

그리고 왠만하면 있는 그대로를 인정해 주는 것..

 

 

물론 여기에는 적잖은 인내가 필요하겠지만..

 

 

 

 

 

 

 

마당에 오로지 한 종류의 꽃이나 풀만 있다면..

뒷산에 어느 새의 소리가 아름답다고 한 종의 소리만 울린다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