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春
망望
Ⅰ
무심히 내다본 산기슭에도
냉이 아지랑이 피어나며
춘풍화기春風和氣 반기는데
님 소식 담아 먼 길 온 해풍은 침묵뿐이라
얼어붙은 돌쩌귀 서글피 우네
초승달 하얗게 새어버린 새벽이 오면
켜켜이 싸인 그리움 곱게 빻아 두었다가
따뜻한 봄 바다에 솔솔이 흩쳐 뿌려
님 계신 그곳까지 닿게 하리라
Ⅱ
촉촉한 달무리 사뿐히 밟으며
고요한 뒤뜰에 홀로 나서서
춘삼월 온 지가 언제더냐
도도히 앙상한 목련가지 바라보며 애태우네
상심한 마음에 고개 떨구니 쪽빛 치마 끝
소담히 터뜨려진 청아한 들꽃 하나
언제부터 피어올랐더냐
첫눈맞춤의 순간,
온통 환희의 정적만이 흐르네
모진 꽃샘바람에 흔들리면 흔들린 채로
내 무심한 발길에 짓눌리면 그 채로
오롯이 너는 그 자리를 지켜왔구나
아! 내 진정 닮아야 할 이
너였음을 왜 진작 몰랐던가
[너는 사랑이라 말하지만 나는 그리움이라 말한다 (황진이, 장미리외, 수선재),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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