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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명상 칼럼/너는 사랑이라 말하지만..

춘망春望

by 날숨 한호흡 2012. 10. 29.

 

 

 

 

 

춘春

망望

 

 

 

Ⅰ 

 

무심히 내다본 산기슭에도

냉이 아지랑이 피어나며

춘풍화기春風和氣 반기는데

 

 

님 소식 담아 먼 길 온 해풍은 침묵뿐이라

얼어붙은 돌쩌귀 서글피 우네

 

 

초승달 하얗게 새어버린 새벽이 오면

켜켜이 싸인 그리움 곱게 빻아 두었다가

 

 

따뜻한 봄 바다에 솔솔이 흩쳐 뿌려

님 계신 그곳까지 닿게 하리라

 

 

 

 

 

촉촉한 달무리 사뿐히 밟으며

고요한 뒤뜰에 홀로 나서서

춘삼월 온 지가 언제더냐

도도히 앙상한 목련가지 바라보며 애태우네

 

 

상심한 마음에 고개 떨구니 쪽빛 치마 끝

소담히 터뜨려진 청아한 들꽃 하나

 

 

언제부터 피어올랐더냐

첫눈맞춤의 순간,

온통 환희의 정적만이 흐르네

 

 

모진 꽃샘바람에 흔들리면 흔들린 채로

내 무심한 발길에 짓눌리면 그 채로

오롯이 너는 그 자리를 지켜왔구나

 

 

아! 내 진정 닮아야 할 이

너였음을 왜 진작 몰랐던가

 

 

 

 

 

[너는 사랑이라 말하지만 나는 그리움이라 말한다 (황진이, 장미리외, 수선재),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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