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500년 동안 가장 유명한 여성.
지금까지도 뭇 남성들이 가장 흠모하는 여성.
시인이며, 연주가이며, 춤꾼이며, 미모였던 여성.
게다가 방중술房中術까지 터득했을 것 같은 여성.
그 여성을 지도교수로 청하여 한 수 배우기로 하였습니다.
우선 황진이 선배와 관련된 책이나 논문을 찾아보았습니다.
수백 권이 있더군요.
아마 역사적인 인물로서는 가장 많은 연구가 있는 인물이 아닌가 합니다.
일단 선배의 시조를 읽어보았습니다.
현대식으로 고쳐보았어요.
청산리 벽계수야 수이 감을 자랑 마라
일도창해하면 돌아오기 어려우니
명월이 만공산하니 쉬어간들 어떠리
산은 옛 산이로되 물은 엣 물이 아니로다
주야에 흐르니 옜 물이 있을손가
인걸도 물과 같도다 가고 아니 오는 것은
어떠세요?
좋죠?
기가 팍 죽더군요.
향기로워요.
풋내기 작가인 저보다는 한참 위의 경지였습니다.
선배가 거문고를 즐겼다는 사실도 저에게는 흥미를 더해 주었죠.
저도 거문고를 좋아하거든요.
덩거덩 띵 떵! 하는 음률을 듣자면
어깨가 저절로 들썩여지는 것이에요.
거문고가 어떤 악기라는 것은 후에 황 선배께서 설명해 주시더군요.
저는 영문도 모르고 좋아하고 있지만 말예요.
게다가 기생이라는 신분으로 당대의 고승이신 지족 선사를 만났다거나
당대의 뛰어난 학자이신 화담 서경덕 선생과 교류했다는 것 자체가 보통 기생은 이었구나 하는 믿음을 갖게 했습니다.
기생은 한량들이나 상대하는 것 아니던가요?
여러 정황으로 보아 "나에게 코치를 해줄 분은 바로 이분이다!" 하는 확신을 가지고 저는 깊은 명상 속에서 황진이 선배를 찾았습니다.
저의 면담 신청에 황 선배가 응해주시라는 믿음이 있었던 것이죠.
왜냐하면 우리는 전생에 알고 지내던 사이거든요.
제가 조선시대에 태어났었느냐구요?
그건 아니고요, 그보다 훨씬 이전에 하늘 어딘가에서 우리는 함께 일했던 인연이 있습니다.
그걸 어떻게 알았느냐구요?
오랜 명상 끝에 알았어요.
명상을 하면 전생도 알게 되느냐구요?
예. 알게 됩니다.
깊은 집중 속에서 명상을 하다보면 무엇보다 먼저 자신에 대한 정보를 알게 되지요.
그런데 저의 부름에 응해주었다는 사람이 황진이라는 것을 어떻게 믿느냐구요?
말씀의 내용으로 믿어야죠.
믿기 싫으시면 말구요.
그분의 용모에 대해서는 말씀드리지 않으려고 합니다.
완벽한 미모이지만 요즘 개념의 미인은 아니시거든요.
여러분은 상상의 자유를 뺏고 싶지 않아서 말이죠.
[ 황진이, 선악과를 말하다, 54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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