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사랑을 느껴 눈물을 흘려 본 사람은 겸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수선재 회원님들께>
매주 만나다가 격주로 만나다가 이제는 한 달에 한 번 만나게 되니 그리움이 더합니다. 그래서인지 이번 설 연휴중에 수선대에서 하룻밤이라도 지낸 분들에게는 빠짐없이 본인들에 관한 천서를 전달해 드렸습니다. 수선대를 고향이라고, 명절에 찾아갈 집이라고 여기는 분들이기에 어떤 선물이 가장 값진 것일까 생각했지요.
천서의 내용 중에는 더러 야단치는 말씀이 들어 있었지만 그것은 언제나 사랑의 다른 표현이라는 것을 눈치채셨는지요?
사랑!
하늘의 크신 사랑...
하늘의 크신 사랑을 느껴 눈물을 흘려 본 사람은 겸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어떤 회원이 '하심하십시오.'라는 인사의 말을 듣고 '하심은 우주를 향해 하는 것이지 사람에게는 안 한다.'고 하셨지요.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 기어다니는 벌레 한 마리에게도 그 생명의 신비로움에 절로 머리가 숙여지지 않는 사람은 선계를 향해서도 하심할 수 없습니다. 하물며 소우주인 사람에게 머리가 숙여지지 않는다니요.
바보에게도, 어린아이에게도 종종 머리가 숙여지는 것이 수련생의 마음입니다. 자신이 지니지 못한 천진난만함을 지닌 분들 아닙니까? 동냥하는 저기는 또 어떤가요? 노숙하는 분들은 또 어떤지요? 자신으로서는 도저히 하지 못하는 행동을 하는 용기를 지닌 분들입니다. 어리석음은 있을 망정 살려고 몸부림치는 분들입니다.
'하심'에는 대상이 없습니다. 대상이 있는 것은 계산이요 흥정이지, 겸손함이 아닌 것입니다.
선계의 수련 점수에 대하여 이의를 가지는 분이 계시다지요? 특히 수선재 사랑 점수가 턱없이 낮게 나왔다고 하셨답니다. 자나깨나 생각하는 것이 수선재이고, 짬나는 시간의 대부분을 수선재 일에 보내는데 어찌하여 70여 점밖에 안 나왔는지 모르겠다고요.
제가 도와드릴 수 없는 분이 바로 이런 분입니다. 어리석은 분은 도와드릴 수 있는데 의구심을 가지는 분은 도저히 방법이 없습니다. 바로 그런 의심 때문에 수선재 사랑은 그 수준에 머무는 것입니다.
저는 한 번도 하늘을 향해 따진 적이 없습니다. 의심 많던 제가 한 번도 선계를 의심해 본 적이 없습니다.
제가 하는 것에 비하여 하늘의 사랑은 언제나 엄청나게 컸고, 선계의 기운, 천서의 말씀은 아무리 무딘 제 감각으로도, 머리로도, 가슴으로도 이론의 여지가 없었으니까요.
저는 제가 이 수련을 할 수 있었던 것을 당연하다고 여기지 않고 크신 은혜로 알았고, 훌륭하신 어머니를 둔 덕분이라고 여겼으며, 아직도 제가 선계출신이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저 자신에 대하여 늘 부족하며 송구스럽고, 특히 저를 믿고 의지하시는 선계에 대하여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민망하며, 언제나 수련생 한 분 한 분을 생각할 때마다 너무 소중하여 밥맛이 없을 정도로 고심하고 있습니다.
하늘이 아직까지는 저에 대하여 실망하지 않고 기운을 퍼부어 주시는 것은 아마도 바로 이런 점들 때문이 아닌가 하여(그것밖에는 지닌 것이 없으므로) 이 아침에 회원님들께 편지를 띄웁니다.
새해에는 한 걸음 더 선계에 가까워지시기를 빌며...
[4장 마음을 닦는 공부, 2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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