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생 이야기를 너무 장황하게 했나봐요.
다시 금생으로 돌아와야죠.
과거보다는 현재가 중요하니까 말이죠.
현재 중에서도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중요하다는 믿음을 갖고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의 저는 행복하답니다.
왜냐면 오래 고민해왔던 글쓰기가 가닥이 잡혔기 때문이지요.
이제부터는 술술 써질 것 같아요.
생각해 보면 제가 이 세상에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난 것이 아니고
늙고 병들고 싶어서 몸이 시들고 이곳저곳 상해 있는 것이 아니고요,
죽고 싶지 않아도 언젠가는 죽을 것이고
또 늙어 추해지기 전 적당한 시기에 폼 나게 죽고 싶어도
틀림없이 그게 여의치 않을 거라는 말이지요.
언젠가 자살하고 싶어 안달이 났었을 때도 그 방법이 마땅치 않을 뿐아니라,
자살은 큰 죄이어서 자살한 영혼은 구천에서 영원히 헤매게 된다는 협박이 마음속에서 들려오더군요.
즉 생로병사가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그러면 누구 마음대로 되는 걸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을 구하려는 것이 이 글을 쓰는 이유랍니다.
같이 탐구해 보시자구요.
자살 이야기가 나오니까 갑자기 신이 나는군요.
왜냐고요?
저는 자살하기 위해서 사니까요.
히히...
한번은 이상한 병으로 오랫동안 누워서 지낸 적이 있었어요.
생각해 보면 병이 났던 이유도 아마 제 성격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의문이 생기면 풀릴 때까지는 저와 상대방을 프라이팬에 올려놓고 달달달 지지고 볶으니까요.
참 안좋은 성격이죠.
하지만 배안의 짓이니 어찌해 볼 도리가 없었죠.
지금이라면 어떻게 해볼 수 있을 텐데요.
병명도 알 수 없었어요.
왜냐하면 그런 병은 이제껏 없었다니까요.
궁금하시죠?
유방이 크게 부풀어 오르는 병이었어요.
이스트를 넣은 빵이 부풀어 오르듯이 저의 양쪽 유방은 끝없이 부풀어 올랐었죠.
게다가 몹시 아팠어요.
고민이 이루 말할 수 없이 컸지요.
이 병원 저 병원 가 보았어요.
모두 다 이유를 모르더군요.
저는 산부인과에 가서 스스로 처방을 내어 약을 달라고 했지요.
여성 호르몬이 너무 많아서 그런 것 같으니 남성 호르몬을 주세요.
간절하게 말했죠.
의사가 웃더군요.
웃으실 일이 아니잖아요?
제가 따졌죠.
의사는 이러저러한 부작용을 말하면서 그래도 먹겠느냐고 묻더군요.
먹겠다고 했죠.
석 달 동안 약을 먹었어요.
헌데 아무런 차도도, 아무런 부작용도 없었어요.
성질이 날 대로 났지요.
차라리 암이라거나 암이라고 생각되는 그 무엇이라면 속 시원히 잘라내고 치료를 받을 텐데 말이죠.
끔찍하시죠?
다 지난 일인데요. 뭘.
한약도 먹고, 마사지도 하고, 별 짓을 다 했지만
점점 더 부풀어 오르고 점점 더 아파왔죠.
이제 와서 생각해 보면 마음의 병이었을 거예요.
언젠가 어떤 책을 보니까 유방이나 자궁 등 생식기에 생기는 병은 마음의 병이 많다는군요.
특히 남자들에 대한 미움이나 갈등이 그런 식으로 나타나기 쉽다는 거죠.
공감이 가는 말이에요.
저의 경험으로 미루어 봐서 말이죠.
[ 황진이, 선악과를 말하다, 32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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