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내 주머니에서 나가면 내 것이 아닙니다.
내가 참견할 일이 아닙니다.
내가 돈을 냈으니까 어떻게 쓰이는지 끝까지 따라다니면서 감시하겠다?
그러면 돈을 낸 공덕이 없어집니다.
돈을 내기 전에는 제대로 쓰이는지 면밀히 조사해야겠지만
일단 내 주머니에서 나가면 내 소관이 아닙니다.
받은 사람이 그 돈을 들고 사창가를 찾아가든 술집에 가서 하룻밤에 다 쓰든
상관하지 말아야 하는 것입니다.
엊그제 어느 분이 저한테 용돈으로 쓰라고 돈을 주더군요.
그런데 제가 그 돈을 보태서 다른 사람한테 줬습니다.
그랬더니 저한테 따지더군요.
선생님 용돈 쓰시라고 드렸는데 왜 애먼 데 쓰시느냐?
제가 대답하기를, 나한테 돈 주면 애먼 데 쓰니까 앞으로는 돈 주지 말라고 했습니다.
돈이라는 게 만 원을 줘도 배 아픈 것입니다.
돈을 안 줘본 사람은 모릅니다.
내가 얼마나 피를 말려가면서 번 돈인데,
그걸 내가 안 쓰고 준 건데 애먼 데 쓰면 속상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하면 돈쓰는 공부를 못합니다.
받은 사람이 그 돈을 가지고 태워버리든 말든 그 사람 소관입니다.
상관을 말아야 합니다.
돈공부를 제대로 하려면 그래야 합니다.
그분은 제가 주지 말라고 해도 계속 주더군요.
줘도 뭔가 시원치 않기 때문입니다.
나 공부 끝났다, 하는 후련한 기분이 안 들고 계속 더 줘야 할 것 같기 때문입니다.
그런 사람은 계속 돈을 줘야 할 일이 생깁니다.
주고 나서 관여하기 때문에 계속 줄 일이 생기는 것입니다.
돈뿐 아니라 정(情)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이만큼 해줬으면 상대방은 더 해줘야 한다, 이러면 안 되는 것입니다.
그건 그 사람 소관입니다.
내가 하는 건 내 일이고 상대방이 받아서 하는 건 상대방의 일입니다.
내가 머리카락을 팔아서 술상을 봐왔는데 상대방이 그 술을 먹고 바람을 피웠다?
그렇다 하더라도 그건 그 사람의 일이지 내 일이 아닙니다.
내가 참견할 일이 아닙니다.
그렇게 주고 나면 상대방도 사람인 이상 마음속에 남는 것이 있을 겁니다.
저 사람이 나를 진심으로 사랑해서 줬는지 아니면 잘 보이기 위해 줬는지
그걸 모르는 사람은 없잖습니까?
마음으로 다 압니다.
진심으로 정성을 들여서 하다 보면 딴 데 가려다가도 '내가 이러면 안되지' 할 겁니다.
철면피가 아닌 이상 그럴 겁니다.
그렇게 해서 사람을 감동시키고 되돌릴 생각을 해야지
"내가 이만큼 했으니까 너도 그만큼 해라" 하고 박박 요구하면
싸움이 안 끝납니다.
다 잊어버리고 내가 하면 하는 걸로 끝내야 합니다.
[6장 돈을 다스리는 지혜, 25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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