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입니다.
잘 지내셨사옵니까? 그간 격조하였사옵니다.
그간의 연구는 어떻게 되었는지요?
하긴 하였으나 완성되지 않아 아직 하고 있는 중입니다. 지속적으로 할 생각입니다.
지금까지 해 보니까 무엇이 더 깨달아지던가요?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사옵니다. 나와서 보니 우주는 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더 넓었으며, 인간의 의사가 전해지지 않는 곳은 거의 없다는 생각입니다.
선계와 인간계는 어떻게 다르던가요?
선계는 인간계보다 한 차원 다른 위치에서 우주를 바라보는 곳으로서 한층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인간계의 일들이 모두 하찮사오나, 가장 크게 전달되어 오는 것은 인간 중 깨달음을 얻는 사람들의 동정입니다. 그러한 경우 온 우주에 그 파장이 미치게 되는 것 같사옵니다.
선생은 무엇을 깨달아 선계에 오게 되었습니까?
저는 세상을 살아가는 이치를 깨달아 선계에 올 수 있었사옵니다. 인간 군상들의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그 안에 우주의 모든 것들이 들어 있었사옵니다. 그것을 보면서 우주를 알 수 있었사옵니다.
그 때 본 우주와 지금 선계에 와서 본 우주와 어떻게 다르던가요?
그 때 보았던 우주도 우주의 일부이며, 본질을 본 것은 틀림없사옵니다. 허나 우주에 와서 본 우주는 역시 우주라는 생각이 듭니다. 인간의 사고로는 짐작하기 어려울 만큼 넓고 큰 생각의 바다였습니다. 없는 것이 없고, 우주의 그물에서 빠져 나갈 수 없음을 더욱 완벽히 깨달을 수 있었사옵니다.
그것을 아니까 어떻던가요?
공부의 끝이 없음과 선계에 와서도 더욱 노력하여야 함을 알게 되었사옵니다.
선계에서 노력이 무슨 필요가 있던가요?
아시면서 그러십니까? 우주의 지식은 감히 한 영체의 지식으로 덮을 수 있는 정도가 아닙니다.
우주의 단계를 넘어서서 우주 자체가 되어야만 동시에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것 같사옵니다.
그렇던가요?
하늘의 일은 역시 하늘의 일이옵고, 우주의 일은 우주의 일이며, 인간의 일은 인간의 일이옵니다. 인간으로 있으면서 깨달은 것과 선계에 와서 깨달은 것은 또한 너무나 차이가 남을 알 수 있사옵니다.
그렇습니까?
아무리 해 보아도 인간의 일은 인간의 일이며, 하늘의 일은 하늘의 일이고, 우주의 일은 우주의 일인바, 상호간에 뛰어넘을 수 있는 방법은 역시 벽을 넘을 수 있는 깨달음밖에 없음을 알 수 있었사옵니다. 인간의 힘으로 우주의 반열에 드는 것은 역시 깨달음이었사옵니다.
알았습니다. 다시 만나십시다.
다시 모시겠사옵니다.
[ 한국의 선인들 2권, 189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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