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른쪽 앞에서 선비 행색의 한 사람이 앉아 있다. 당당한 품격은 아니며 선비로서의 최소한의 격을 갖추고 있는 모습이다.
오랜만입니다.
그렇사옵니다. 오랫동안 적조하였사옵니다.
어떻게 지내시었습니까?
그저 그렇게 지냈사옵니다.
공부는 잘 되십니까?
공부랄 게 있습니까?
선생으로 말하면 당시에 상당히 공부를 하였던 분이 아니시오?
아닙니다. 당시에는 저도 공부를 좀 한 것으로 생각하였으나, 다시금 돌아보니 공부를 했다고 할 수 없었사옵니다.
어찌 그런 생각을 하시었소?
공부를 하면서 당시에는 지상에서 일어난 일은 모두 알았으며 하늘의 일도 어느 정도 알았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나, 지금 와서 돌아보면 공부랄 게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 어디에 계십니까?
* 지금까지 쳐다보지도 않고 대꾸하고 있다가 얼굴을 쳐다본다.
뉘십니까?
접니다.
아니 선생님께서 웬일이십니까?
선생님이라니 가당치 않습니다.
아닙니다. 아직까지 선생님 같은 스승을 만난 적이 없사옵니다.
선생은 나와 일면식도 없었지 않습니까?
아닙니다. 공부할 당시 항상 제 마음을 통하여 가르침을 주셨던 분이 바로 선생님 아니셨사옵니까?
어찌 아시었습니까?
천음을 듣고 알았사옵니다.
그랬습니까?..... 그 많던 지식을 어찌 하시었습니까?
하늘과 우주와 조물주를 알고 나니, 그간의 저의 지식은 공부랄 게 없었사옵니다.
아닙니다. 긴히 쓰일 데가 있을 것입니다. 잘 다음어 보도록 하십시오.
알았습니다.
다시 보십시다.
알았습니다.
[ 한국의 선인들 2권, 167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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