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함으로 힘이 되는 사람

 

 

 

 

 

 

 

 

 

셋째는 따뜻함입니다.

따듯한 마음과 시각을 가지면 주변 사람들에게 힘이 됩니다.

 

사물을 보는 시각이 너무 냉정하고 비판적인 사람이 있습니다.

좌측으로 기울어진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은 매사에 삐딱하고 냉소적입니다.

남이 한 건 잘한 게 하나도 없습니다.

내가 하면 더 잘할 거라고 말합니다.

말 한마디라도 격려해 주고 살고 싶게 만드는 사람이어야 하는데

열심히 살려고 하는 사람까지 맥 빠지게 만듭니다.

 

시각은 긍정적이어야 합니다.

옆 사람이 힘들어할 때는 말 한마디라도 거들어서 힘이 돼 줘야지

힘들어 하는 사람을 자꾸 더 힘들게 하면 짐이 됩니다.

 

명상하시는 분들은 처음부터 따뜻해지기는 어렵습니다.

따뜻함이라는 게 참 차원이 높기 때문입니다.

명상을 하시다 보면 기존의 판단 기준이 다 무너지는데

새로 정립될 때까지 한참 혼돈기가 있습니다.

전에 옳다고 믿었던 가치들이 흔들리면서 혼돈스런 상태가 되는데

그 다음에는 아주 차가워집니다.

냉성, 즉 마음이 얼어붙는 상태가 되는데 그러다가 다시 점점 따뜻한 상태가 되는 게 정석입니다.

 

처음에는 뜨거워서 사회에 대한 열정 같은 게 막 타오르다가,

그게 식으면서 기준이 무너지고 차가워졌다가, 거기서부터 다시 점점 애정이 솟는 것입니다.

사물을 다른 시각으로 보게 됩니다.

 

힘이 되고 짐이 되는 것은 사실 경제적인 면보다는 마음입니다.

남에게 빚을 지는 것도 마음 때문이고 은혜를 베푸는 것도 마음 때문입니다.

살면서 아주 고맙게 느끼는 것들은 그렇게 큰 것이 아닙니다.

힘들고 괴로울 때 해주는 따뜻한 말 한마디,

정성들여 지은 따뜻한 밥 한 공기입니다.

거지가 왔는데, 찬밥을 툭 주는 게 아니라 새로 밥을 지어서 상에 받쳐서 주면

그렇게 감격스러워 하고 못 잊는 것입니다.

 

그렇게 마음 한 조각 베풀면 힘이 되는데 그걸 인색해서 못합니다.

예를 들어 너무 힘들어서 자기 심정을 호소하는데

거기다 대고 비판적으로 말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물론 그런 비판이 옳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상대가 원하는 건 그런 게 아니잖습니까?

시시비비를 가려 달라고 얘기한 게 아니라 따뜻한 말 한마디 얻어듣겠다고 하소연한 것입니다.

 

명상하시는 분들이 특히 그런 성향이 강하더군요.

사물을 보는 시각이 냉정하고 객관적이어서

누가 뭘 물으면 일단 시비부터 가려주려 하더군요.

물론 그런 게 필요할 때도 있습니다.

한쪽으로 너무 치달아서 더 이상 내버려두면 안 되겠다, 싶을 때는 그런 것도 좋습니다.

 

그러나 대개는 그렇지가 않지요.

춥고 외로워서, 위로받고 싶어서 얘기를 하는 것이지요.

그럴 때는 아무리 좋은 충고를 해준다 해도 도움이 안 됩니다.

나중에 10년, 20년 지나면 고마운 생각이 들지언정 당시에는 원수같이 됩니다.

그러니 비정하게 하지 마시고 따뜻하게 대해 주십시오.

 

 

 

 

[3장 성숙한 대인관계를 위하여, 14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