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두 편을 얘기하겠습니다.
첫 번째로 말씀드릴 영화는 <<갈채>>(원제:The Country Girl)라는 영화입니다.
그레이스 켈리와 빙크로스비가 주연한 50년대 고전영화인데
알코올 중독에 빠져 폐인이 된 남편과 헌신적인 아내의 이야기입니다.
남편은 한때는 잘나가는 뮤지컬 배우였지만
아들이 교통사고로 죽은 걸 계기로 알코올 중독에 빠집니다.
'죽은 아들만 생각하면 술을 마시지 않을 수 없어'라고 핑계를 대면서
10여 년을 술에 절어서 삽니다.
아내가 어떻게든 남편을 재기시키려고 노력하지만 허사입니다.
스스로 서려는 의지가 없기 때문입니다.
세상을 두려워하면서, 죽은 아들과 아내를 탓하면서 회피하려고만 합니다.
남편과 더불어 아내도 10여 년을 마냥 황폐하게 삽니다.
자신이 미인임을 잊어버리고 꾸미지도 않고 할머니처럼 삽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남자가 그들 부부를 찾아옵니다.
남편에게 재기 무대를 마련해 주고자 찾아온 뮤지컬 감독입니다.
처음에는 남편 말만 믿고 아내가 남편을 망치고 있다고 비난합니다.
하지만 그 남자도 결국 깨닫습니다.
문제는 남편 자신에게 있으며 그녀는 희생양일 뿐이라는 것을.....
그녀가 사실은 아주 사랑스러운 여자라는 것을.....
그녀의 가치를 발견하고 사랑을 고백합니다.
그러니까 여자가 눈을 뜹니다.
내가 그렇게 가치 있는 여자였던가, 하면서 한순간에 아름다워집니다.
까마귀가 백조처럼 되는 것처럼 눈부시게 변합니다.
이윽고 그 남자가 그녀를 남편으로부터 떼어내려고 합니다.
행복하게 해줄 테니 나한테 오라고 말합니다.
결말이 어떻게 되느냐 하면 다시 남편한테 돌아가더군요.
남편에 대한 애정이 아직 남아 있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어렸을 때 본 영화인데 같이 보던 분들이 그 장면에서 박수를 치더군요.
남편에게 되돌아가니까 안심을 하는 거였습니다.
만일 새 남자에게 갔다면 돌을 던졌을 겁니다.
50~60년대는 사람들의 정서가 그랬습니다.
두 번째 영화는 80년대에 나온 <<바그다드 카페>>라는 영화입니다.
주인공이 독일 여자인데 뚱뚱하고 못생겼습니다.
그 여자가 어찌어찌해서 미국 댈러스에 있는 시골 카페까지 왔습니다.
부부동반으로 여행을 왔다가 남편과 싸움을 하는 바람에 그곳에 남게 된 것입니다.
이름이 "바그다드 카페"인데 사막 한가운데에 있는 주유소 겸 카페입니다.
어찌나 폐허인지 파리만 날리고 아무것도 없습니다.
제대로 된 커피 한 잔 마실 수 없을 지경입니다.
주인 여자는 또 어찌나 사나운지 남편이 뭐라고 싫은 소리를 하면 쏘겠다고 총을 들이댑니다.
부부싸움을 하다가 남편이 집을 나가버리더군요.
아들이 피아노를 치면 듣기 싫다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요.
딸은 또 바람둥이입니다.
독일 여자가 그곳에 가서 하나하나 개선해 나갑니다.
청소도 깨끗하게 하고, 커피도 맛있게 끓이고,
피아노를 치면 칭친도 해주고...
또 여자가 마술을 할 줄 압니다.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마술을 보여줍니다.
점점 사람이 많이 오더니 보름도 안 되어 사람이 들끓는 낙원이 됩니다.
자기도 버림받은 여자인데 외모도 별 볼일 없는 여자가 그 폐허를 살맛나는 곳으로 바꾼 겁니다.
명상하시는 분들은 <<갈채>>에서처럼 누구 때문에 죽음 같은 삶을 살아도 안 되고,
또 자신이 주변을 폐허로 만들어도 안 되겠습니다.
<<바그다드 카페>>에서처럼 폐허에 생기를 불어넣는 사람,
자신이 가진 재능을 끄집어 내어 분위기를 살리는 사람, 살맛나게 하는 사람이 되어야겠습니다.
그것이 바로 명상하시는 분들이 할 일입니다.
각자 자신의 자리에서......
[3장 성숙한 대인관계를 위하여, 13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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