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분이 희곡작가인데 상도 많이 받은 유명한 분이십니다.
이분이 말씀하시기를, 희곡 한 편 쓰는 데 보통 6개월에서 1년이 걸리는데
한 편 쓸 때마다 이가 하나씩 빠진답니다.
새벽 두세 시까지 심혈을 기울여서 쓰다가 이가 이상해서 툭 건드려 보면 쑥 뽑힌답니다.
글 쓰는 일이 그렇게 힘든 일인 거지요.
그런데 우리 사회가 술 권하는 사회잖습니까?
술판에 끌어들여서 취할 때까지 먹이고, 2차, 3차까지 이어지고....
그래야 의리 있는 사람이라고 여기는 문화가 있습니다.
그분이 보시기에 그렇게 술판에 끌려 다니면 희곡을 못 쓰겠더랍니다.
눈치 보고 체면 차리느라 여기저기 끼다 보면 자기 작품을 못쓰겠더랍니다.
그래서 생각 끝에 피에로 흉내를 냈답니다.
"나는 피에로다!" 하면서 바보 흉내를 내고 말도 바보같이 했답니다.
그러니까 아예 상대를 안 하더랍니다.
그러면서도 무시는 못하더랍니다.
작품은 아주 끝내주게 쓰기 때문입니다.
턱턱 작품을 내놓아서 상을 많이 받았거든요.
저는 그분을 참 괜찮은 사람이라고 여겼습니다.
그럴 줄도 알아야 한다고 봅니다.
한 가지 일에 집중하고 열심히 하는 사람이 뭔가를 이루어 내거든요.
온갖 걸 다 쫓아다니면서 언제 뭘 하겠는가?
목표를 이루기 위해 잡다한 건 다 무시할 수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한번 주변 사람들에게 사망신고를 해보시면 어떨까요?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나 죽었어, 몇 년부터 몇 년까지 앞으로 5년 동안 나는 죽었서" 하고
신고하는 겁니다.
정색을 하고 말할 필요는 없습니다.
웃으면서 가볍게 "나 죽은 줄 알아라" 말해 보십시오.
정색을 하고 말하는 사람은 웃으면서 가볍게 말할 수 있습니다.
배짱이 있어야 합니다.
내 인생은 내 것인데 왜 누구 눈치 보며 전전긍긍하고 사십니까?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 할 지라도 이렇게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지금 중요한 일을 해야 하니까 몇 년 동안은 나 죽었다고 생각해라,
좋은 사람 만나면 가라."
[2장 자신의 일을 하라, 6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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