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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감성과 영성을 위한 글/행복 이야기

마음이 보내는 신호에 귀 귀울여라

by 날숨 한호흡 2008. 8. 29.

 

 

 

아름다움은 단 한 순간도 우리 곁을 떠나지 않는다.

다만 우리가 눈을 감고 있을 뿐이다.

 

감았던 눈을 뜨기만 하면

세상의 아름다움이 온통 소나기처럼 쏟아질 것이다.

 

- 밀란 쿤데라 -

 

 

 

 

 

 

어부들이 낚시를 하다 바다 깊은 곳에서 유리병을 낚아 올렸다.

병에 든 작은 쪽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구해 주세요! 전 여기 있어요. 대양을 표류하다 무인도에 떠밀려 왔어요.

해변에 서서 도움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서둘러 주세요, 전 여기 있어요."

 

"이 쪽지에는 날짜가 없군. 지금은 이미 늦었을 거야.

이 유리병이 꽤 오래 떠다녔는지도 모르고."

첫번째 어부가 말했다.

 

"정확히 어디에 있다는 건지도 말하고 있지 않아,

이 넓은 바다에서 대체 어느 섬에 있다는 건지 알 수가 없어."

두번째 어부가 말했다.

 

"너무 늦은 것도 아니고 너무 멀리 있지도 않다네.

'여기'라고 부르는 섬은 늘 어디에나 존재하니까."

세번째 어부가 말했다.

 

순간 석연치 않은 기분에 빠진 세 사람 위로 침묵이 내려앉았다.

우주적 진실이란 게 원체 그런 것이다.

 

 

 

이것은 노벨문학상 수상시인 심보르스카의 <우화>라는 시다.

이처럼 사람들은 모두 제각기 무언의 SOS를 외치고 있는 외딴 섬이다.

100%의 확신과 행복으로 가득 찬 마음은 있을 수 없다.

사람의 마음속에는 불안과 고독이

늘 어느 만큼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게 마련이고,

이렇게 흔들리는 마음을 지탱하게 해주는 것은

다름 아닌 사람 사이의 관심과 애정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타인의 구조 요청이 눈에 보이지 않고,

귀에 들리지 않는다며 모른 체하고 살아간다.

사실 우리는 애타게 서로를 필요로 한다는 사실을.

 

당신은 오늘도 절박한 메시지가 가득 담긴 유리병을 하나 받았을 것이다.

그 구조 신호는 멀리서, 오래 전에 전송된 것이 아니다.

바로 지금, 여기에서 발송되고 수신된 것이다.

주변을 둘러보라.

아주 작은 신호라도 포착하고, 절망과 희망을 함께 나눠라.

마음을 연다는 것은 그런 것이다.

 

 

[마음을 다스리는 기술, 이지드로 페르낭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