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리가 아무런 호칭 없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하더라도 찾을 수는 있을 것이다.
이름이 없다고 찾을 수 없다면 길가에 이름 없는 풀 역시 없어야 할 것이 아니겠는가?
그렇다. 진리는 찾아질 것이다. 이 진리를 찾아 그 실체를 만천하에 드러내 보일 것이다."
그렇게 하여야만 속이 풀릴 것 같았습니다.
"진리를 추구하기 위하여 모든 것을 한 번 걸어보리라. 진리는 어딘가에 반드시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 세상이 이렇게 존재하지 않을 것이 분명하였습니다.
태양이 뜨고 지는 것과, 달이 뜨고 지는 것, 이 세상을 구성하고 있는 모든 것들이
그 자리에 있는 이유와 나무가 자라고 풀이 열매를 맺는 것,
바람이 부는 것과 동서남북, 밤과 낮, 남과 여, 하늘과 땅, 이 모든 것이 어떠한 원리에 의해 존재하며,
어떠한 원리에 의해 움직이고 있을 것이었습니다.
"이 원리를 진리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인간의 태어남과 죽음, 자람과 질병,
이 모든 것 역시 어떠한 원리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을 것이다.
다른 모든 진리도 궁금하지만 인간의 것은 이 모든 것 보다 더 중요하리라.
인간의 모든 것을 밝혀보는 것 역시 필요한 것 중의 하나일 것이다."
아니 어쩌면 다른 진리를 밝혀보는 것 보다 인간의 것을 밝혀보는 것이 더욱 필요할 것 같았습니다.
"인간의 것을 모르면서 다른 무엇을 밝혀본다는 것인가.
그러나 한편 다른 모든 것을 알지 못하면서 인간의 것은 어떻게 밝혀낸다는 것인가."
상호간에 어떠한 관계가 있는 것 같았습니다.
사람들은 낮이면 일을 하고 밤이면 잠을 잤습니다.
낮에 일하고 밤에 잠을 자는 것은 인간이 자연의 지배를 받음을 말해주는 것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인간이 먼저인가? 자연이 먼저인가? 양자가 동시에 존재하였던 것일까?"
어떠한 순서이든 누가 먼저이고 누가 나중이라는 순서가 있을 것 같았습니다.
이 순서를 밝혀야 진리에 접근하는 순서가 나올 것 같았습니다.
"그래 순서를 밝혀보자. 순서란 모든 과정에서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다."
이 순서를 무시하고서는 어떠한 일도 제대로 되는 일이 없었습니다.
순서를 존중하는 세상!
물은 반드시 위에서 아래로 흘렀으며, 빗방울도 위에서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그렇다면 이 모든 것을 한 가지로 이야기 할 수는 없을까? 그것이 있다면 그것이 바로 진리일 것이다."
진리가 아니라면 이러한 그 무엇을 달리 설명할 길이 없었습니다.
"인간에 대하여 알아보는 것이 자연을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일까?"
순서가 다소 바뀐다고 하여도 알아보는 것은 가능할 것 같았습니다.
"순서를 달리하여 확인하는 방법도 있을 것 아니겠는가? 인간에 대하여 알아보자."
나는 손을 내려다 보았습니다.
손바닥이 점점 커져서 솥뚜껑만 하게 되고 있었습니다.
계속 커지면서 소반만 해지고 나아가서 온 하늘을 가릴 정도로 커지고 있었습니다.
"아니. 이렇게 손바닥이 커질 수도 있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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