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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선계수련 교과서/선계이야기2

의선 허준과의 만남 (33)

by 날숨 한호흡 2008. 7. 21.

 

 

 

- "진리를 찾아 나서는 데도 방법이 있단 말인가? 진리를 찾아 나서는 방법?

그 방법은 어떠한 방법이어야 할 것인가? 나서는 것이 잘못인가?

그렇다. 바로 나서는 것이 잘못이었던 것이다. 어찌 진리를 찾아 나서서 구한다고 생각한 것인가?"

진리는 바로 현재의 이 자리에 있었던 것입니다.

찾아 나설 일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그랬습니다.

모든 것이 진리였습니다.

지금 바라보고 있는 모든 것

저 하늘과 땅, 구름과 바람, 나무와 풀, 각종 벌레들과 새, 짐승들, 모래와 자갈,

내가 숨쉬고 있는 이 공기마저 모두 진리였던 것입니다.

이들이 움직이고 멈추며, 호흡하고, 보여주고 있는 모든 것들이 진리였던 것입니다.

이러한 모든 것들을 놓아두고 진리를 찾아 나선다는 것이야말로 허무맹랑한 일이었던 것입니다.

 

"진리를 찾아 나서다니... 이 모든 것을 알아보지 못하고 다른 어느 곳에서 찾아온단 말인가?"

 

마치 하늘을 손바닥으로 가릴 수 있다고 생각하듯이 진리를 찾아 나선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었던 것입니다.

진리는 숨어있는 것이 아니라 드러나 있는 것이며,

누구의 눈에는 보이고 누구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것이 아닌 아무의 눈에도 보이는

드러나 있는 것이었으며, 다만 그 진리를 알아보는 눈이 있고서야

그 진리는 참된 자신의 빛을 발하는 것이었던 것입니다.

 

나는 진리를 알아보는 눈을 가지고 나서야 모든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 세상은 진리로 구성된 것이었습니다.

진리로 구성된 것...

모든 것이 진리였습니다.

모든 것은 진리를 위하여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이었으며, 진리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진리가 아니면 존재하지 않는 곳...

진리가 아닌 것처럼 보이는 모든 것들이 진리였습니다.

모든 것이 진리인 것을 느끼는 지금은 자신의 시야가 바뀐 것이 놀라울 정도로

모든 것에서 진리를 찾아낼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그렇다고 진리가 별 게 아닌 것은 아니었습니다.

진리는 대단한 것이었으며 진리가 아니면 존재의 가치가 없는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진리의 바다에 태어나 한 생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이

참으로 다행스럽게 느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모든 것이 진주와 수정같이 보였으며, 하늘이 낸 것으로 느껴졌습니다.

하늘은 이렇게 귀중한 존재들로 이 세상을 구성하였음을 느낄 수 있도록 하여 준 것입니다.

다시 손이 작아지고 있었습니다.

진리에 대한 느낌이 커질수록 손은 정상적인 크기로 돌아오고 있었습니다.

깨달음은 이렇게 중요한 것이었습니다.

마치 새로 태어난 느낌을 주는 그러한 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이 세상이 달리 보였습니다.

어느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었으며, 어느 하나 귀하게 보이지 않는 것이 없었습니다.

모든 것이 사랑스러웠습니다.

아무런 감정 없이 대하던 것들이 갑자기 생활 속으로, 마음속으로 들어온 것입니다.

이 모든 것들이 들어온 후에 마음은 한없이 여유로와 졌습니다.

마음의 바다는 이렇게 넓은 것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