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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선계수련 교과서/선계이야기2

의선 허준과의 만남 (30)

by 날숨 한호흡 2008. 7. 16.

 

 

 

- 그러나 진리의 맥을 찾는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닐 것입니다.

막연하기는 하나 방법은 있을 것 같았습니다.

이러한 방법을 알기만 한다면 진리를 간파할 수 있는 그 어떤 흐름을 발견하는 것은

가능할 것 같았습니다.

 

"그래. 한번 부딪혀보는 거야. 누가 하더라도 할 것이라면 내가 한들 불가능할 것은 없을 것이다.

아마도 지금까지 누군가가 도전을 하였을 것이고, 도전하였다면 어딘가에 그 자취가 남아있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모르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다시 한번 그 길을 가면 어떤가.

인간으로 태어나서 진리의 맥을 한번 짚어보는 것은 후회없는 일이 될 것이다."

 

진리의 맥!

나의 화두는 이것이었습니다.

이것으로 시작을 삼고, 이것으로 끝을 삼아 나의 길을 가보는 것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이제 나의 모든 것은 진리를 발견하는 것을 지상의 목표로 삼아 나아가는 것이다.

어딘 가에서 진리의 맥을 발견한다면 더 없이 보람찬 인생이 될 것이다.

하지만 발견하지 못한들 어떤가. 이 길을 간다는 것만으로도 한 생은 더 없이 값진 한 생이 될 것이다."

 

그러나 진리의 길은 멀고 먼 것 같았습니다.

아무렇게나 흩어져 있는 것이 진리인 것 같으면서도 또한 아무 곳에도 없는 것이

진리이기도 하였습니다.

그렇다면 이 진리를 추구하는 길은 어떻게 하여야 하는 것인가?

다소 숨을 돌리며 마음을 가라앉혀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았습니다.

마음을 가라앉히고 나면 무엇인가가 보일 것 같았습니다.

무엇인가가 보인다면 바로 그것은 진리를 찾아가는 실마리가 될 것입니다.

이러한 실마리를 잘만 찾아간다면 결국 진리는 그 모습을 내 앞에 드러내고 말 것이 아니겠는가.

한편으로는 쉬울 것도 같았습니다.

 

그렇다면 그 실마리를 어디에서 풀어야 할 것인가?

나의 힘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가?

손을 내려다보았습니다.

이 손으로 무엇이든 잡아야 할 것이었습니다.

이 손으로 잡지 못한다면 그 무엇으로도 잡지 못할 것입니다.

이 손으로 잡고, 이 눈으로 보며, 이 몸으로 부딪쳐 알아내야 할 것입니다.

이 세상의 그 무엇이든 나와 겨루어 이겨내다 보면 진리가 내 앞에 무릎을 꿇고 들어올 것만 같았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러한 생각이 올바른 것인가 하는 생각이 끊임없이 솟아오르는 것이었습니다.

나의 이러한 생각이 진리라는 화두에 얽매어 부질없이 이끌려 가는 것은 아닐까?

오히려 진리는 진리라는 말이 없이 있는 그대로 세상에 존재하는 것일까?

진리라는 말을 붙이기 위해서는 진리다운 그 무엇이 있어야 할 것이나

그렇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렇다면 이것을 무엇이라고 불러야 할 것인가?

이름이 없는 것이 진리라면 무명(無名)이 진리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