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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선계수련 교과서/선계이야기2

의선 허준과의 만남 (27)

by 날숨 한호흡 2008. 7. 11.

 

 

 

-  아무도 없었습니다.

 

다만 주변의 모든 것이 그대로 있을 뿐 시간적으로는 완전히 다른 공간에 와 있었습니다.

이럴 수도 있는 것인가?

갑자기 황산이 울창한 숲으로 변한 일이 생긴 것입니다.

처음에는 그냥 보이는 것만 그런 줄 알았으나 지금 보니 그런 것도 아니었습니다.

완전히 바뀐 것입니다.

허나 안 그럴 수도 있었습니다.

환상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다는 보장이 없지 않은가?

지금 이것은 사실일 수도 있었습니다.

내가 어린아이인가? 아닌가?

 

자신을 돌아보았습니다.

어른이었습니다.

그러면 자신이 산을 본 순간에 수십 년의 세월이 흘렀단 말인가?

적어도 외견상으로는 40이 넘은 모습이었습니다.

그러한 세월이 흘렀단 말인가?

다른 아이들은 어떻게 된 것일까?

살아있기는 한 것일까?

내가 이렇게 되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일까?

갑자기 세상이 너무 변해버린 것입니다.

이렇게 변해버릴 수 있다고 생각지 못한 사이에 너무나 많은 것이 변해버린 것이었습니다.

세상은 이럴 수도 있는 것인가?

이렇게 빨리 변할 수도 있는 것인가?

내가 무엇을 잘 못 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지만 바람결이 뺨에 느껴지는 것으로 보아 잘못 보고 있는 것이 아님은 분명하였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내가 있는 곳은 현실이란 말인가?

현실이라면 무엇인가 필요하므로 나를 이러한 곳에 데려다 놓은 것일 것입니다.

누군가?

나를 이렇게 다른 시간 속으로 옮겨놓은 다른 사람이나 신이 누구인가?

아마도 사람으로서는 불가능한 일일 것입니다.

사람이 연관되었다면 그것은 초능력을 가진 사람일 것이었습니다.

사람이 이러한 일을 함에 있어 자신의 힘만으로 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누군가 자연적인 힘의 도움이 필요할 것입니다.

 

전에 선인들의 힘은 우주의 힘을 다만 빌려 쓸 뿐이라고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빌려 쓸 수 있는 사람이라도 있어야 할 것이 아니겠는가?

빌려쓰는 목적이라도 분명하여야 하늘인들 힘을 빌려 줄 것이 아니겠는가?

그 분명한 목적이 나를 이렇게 옮겨 놓는 것에서 끝난다고 볼 수 없을 것이었습니다.

이동의 목적이 나를 깨우치는데 있다고 한다면 다른 방법으로도 얼마든지 가능하였습니다.

그러나 내가 아닌 다른 사람으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면 왜 하필이면 나일까?

나만의 필요성이 있는 것인가?

그 필요성은 무엇인가?

나만의 필요성?

인간으로 태어나서 할 수 있는 일은 무한할 것입니다.

정신세계에 관련된 일을 하려면 다양한 경험이 필요하였습니다.

이 다양한 경험은 시간의 흐름을 기본적인 고려 대상으로 하였습니다.

시간이 전제되지 않는 경험이란 있을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나는 어떠한 경험의 축적이 없이 다른 시간으로 와 있는 것 아닌가?

지금 나는 정신적으로는 3살이면서 육체적으로는 40여세인가?

아닐 것입니다.

내가 생각하는 것 역시 40대에서나 가능한 생각이 아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