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들이 놀고 있는 위로 황산이 보였습니다.
동네에서 부르는 이름이 황산이었으나 별로 큰산도 아니었습니다.
나지막한 산으로서 누런 흙이 많아서 황산으로 부르고 있는 산이었습니다.
이 황산에는 나무가 별로 많지 않았으며, 군데군데 흙이 드러나 있어
멀리서 보면 나무 보다 흙이 더 많은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런데 이 황산이 갑자기 나무가 울창하게 우거진 숲으로 보이는 것이었습니다.
눈을 비비고 다시 한 번 보았으나 틀림없이 아름드리 나무들이 우거진 숲이었습니다.
이러한 숲은 인근에는 없었습니다.
아직까지 본 적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틀림없이 그 산은 모습으로 보아 황산이었습니다.
곧 범이 튀어나올 것만 같은 깊은 숲이었습니다.
"얘들아. 저 산이 왜 저래?"
"......"
"??????"
돌아보았으나 방금 까지 함께 놀던 아이들이 아무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당시 간신히 몇 마디의 말을 하던 저는 6-7세의 아이들이 노는 것을 지켜보면서
어울리지도 못하고 있었으나 갑자기 어디선가 어른들같이 말이 나왔습니다.
그러나 제가 한 말은 입 속에서 우물거린 것 같았고, 함께 놀던 아이들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갑자기 주변을 돌아보았습니다.
주변이 전부 이상해진 것 같았습니다.
뒤로 돌아보자 제가 살던 집이 없어진 것이었습니다.
무성한 나무들이 우거져 있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왠지 낯익은 곳인 것 같았습니다.
처음 온 것 같지만 많이 본 기억이 있는 곳, 바로 제가 살던 집터였습니다.
이미 집이 사라진지는 오래 되었으나 분명히 제가 살던 집터였습니다.
가만히 그쪽으로 다가갔습니다.
쭈그리고 앉아서 땅을 내려다보았습니다.
무릎까지 자란 풀들이 무성하게 덮여 있었습니다.
무엇인가 내 몸에 변화가 일어난 것 같았습니다.
가만히 몸을 돌아보자 어른이 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어른도 아주 건장한 8척 장신이었습니다.
내가 잠시 한눈을 판 사이에 어른이 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마흔은 훨씬 넘은 것으로 보였고, 아마도 45년 이상의 세월이 흐른 것 같았습니다.
몸에는 약초를 캐는 것 같은 도구들을 가지고 산 속에 있었던 것입니다.
멀리 아래를 내려다보자 동네가 보였습니다.
전에는 우리가 살던 집 부근에는 집들이 서너 채 있었으나 지금은 아무도 살지 않고
저만치 내려간 곳에 집들이 몇 채 있었습니다.
다시 내가 살던 집터를 살펴보았습니다.
주춧돌을 놓았던 자리가 검게 그을려 있었습니다.
다른 자국은 찾아볼 수 없었고, 다만 주변의 야산의 모습 등 정황으로 보아
제가 살던 집이었음을 알 수 있을 뿐이었습니다.
갑자기 이렇게 세월이 흘러 모든 것이 변해버리다니 나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함께 놀던 아이들은 어떻게 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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