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바닥이 커지면서 하늘을 가리고 있었습니다.
원래 손바닥으로는 하늘을 가릴 수 없다고 생각해 왔으나 손바닥이 하늘을 가리고 있는 것입니다.
이럴 수는 없었습니다.
"손바닥이 커진다고 한들 어떻게 하늘을 가린단 말인가? 꿈인가?"
하지만 꿈은 아니었습니다.
꼬집어보니 실제로 아픈 것입니다.
그러나 무겁지는 않았습니다.
평소의 손 무게였으나 크기만 커진 것입니다.
이럴 수도 있는 것인가?
불가사의한 일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진리를 찾아보려 한 것이 내 잘못의 전부이건만 어찌 이러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내 잘못이라면 어릴 때의 기억과 이미 장년의 되었을 때의 기억이 전부인 바
장년이 되어서의 기억이라면 한나절이 좀 못되는 정도의 시간만이 장년으로서 살아온 것입니다.
"그런데 어찌 이러한 일이 생긴단 말인가? 나의 잘못이라면 진리를 찾으려 한 것 이외에는 없지 않은가? 진리를 찾으려 한 것이 그렇게도 잘못이란 말인가?"
그 때 하늘에서 음성이 들렸습니다.
"네 이놈! 네가 감히 진리를 찾아 나선다고 하였느냐? 고이헌 놈!"
"진리를 찾아 나서는 것이 어찌 잘못인지요?"
"네 이놈! 아직도 네 잘못을 모른단 말이냐?"
"무슨 잘못을 하였는지 알 수가 없사옵니다."
"네 잘못은 바로 진리를 찾아서 나선 것이니라."
"그것이 어찌 잘못인지요?"
"진리가 어찌 찾아 나설 일이더냐?"
"...???"
"......"
"어찌 하여야 하는지요?"
답이 없었습니다.
"어찌 하여야 할 것인가?"
잘못 들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틀림없이 듣고 대답을 하였는바 지금은 대화가 끊긴 것입니다.
대화가 끊겼으니 더 이상 말 할 수도 없게 된 것입니다.
"무엇이 잘못인가? 잘못을 하였다면 그렇게 큰 잘못이 내게 있었던가?
지금 내게 이야기를 한 사람은 누구인가?
하늘에서 들렸으나 하늘인가 아니면 나보다 조금 높이 서서 이야기하면
하늘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들릴 것인가?"
아니었습니다.
귀로 들린 것이 아니었습니다.
머리 속으로 들린 것이 꼭 하늘의 음성이었습니다.
전혀 사기(邪氣)가 느껴지지 않는 정기(正氣)로 구성된 음성이었습니다.
하늘의 말씀임을 일단은 믿어도 좋을 것 같았습니다.
"이 상황을 수용한다면 앞으로 진리를 찾아 나서는 것은 중단하여야 마땅하다."
하지만 진리를 찾는다는 것이 무슨 잘못이 있는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방법이 잘못된 것에 대한 꾸지람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 것입니다.
"그렇다. 방법이 잘못된 것 같다면 어떠한 방법을 사용하여야 할 것인가?
어디에서 문제가 생겼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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