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모든 분들이 하나이시며 이 분들이 이 우주를 이끌어 가시는 원리를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아니 알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또 하나의 자만일 수 있다.
그러한 분들이 계신다는 것은 우리에게 얼마만한 행운인가?
만물의 진화를 주관하시면서 우주의 발전을 이루어나가시는 분이 계신다는 것은
이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생물과 무생물 전체에 어마어마한 혜택이었다.
이러한 조물주의 울타리를 벗어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으나
그 있을 수 없는 일이 그렇게 감사의 대상이 되는 것이었다.
지함은 자신이 언제 어디에서 조물주의 파장인 무파장에 대하여 들었을까 생각하였다.
어디에서 들었는지 생각이 나질 않았다.
아마도 이곳에 와서 선화(仙畵) 등을 보면서 공부를 하고 있던 중 잠재적으로
자신에게 주입된 것 같았다.
아니라면 원래 자신이 알고 있었던 것들이 다시 되살아난 것일까?
어쨌든 누구에게 들은 것이 아님에도 언제부터인가 알고 있었던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이었다.
'무파장 대역을 향하여......'
물론 조물주가 되겠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조물주께서 계시는 곳의 가장 근사치인 극저 파장의 단계까지는 가야 할 것이 아니겠는가?
지근거리에서 조물주를 모시기 위하여서는 내가 갈 수 있는 곳까지는 가야 할 것이다.
지함은 자신의 목표가 새로이 정해졌음을 알았다.
하지만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어떠한 길을 걸어야 할 것인가?
저파장 대역에서 어떠한 일을 한다는 것은 상대방에게 투명하게 보임으로 인하여
그 일의 결과를 알 수 있는 것이었으며,
그 일의 결과를 알 수 있다는 것은 앞으로 예측을 가능케 함으로서
진화의 속도를 앞당길 수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었다.
인간으로서 이러한 스케줄을 알고 있음은 결정적으로 바로 자신의 진화를 앞당길 수 있음과 아울러
주변의 다른 천수체들과 함께 향천할 수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었다.
무파장에서 가능한 것은 극고(極高) 파장이었다.
모든 것을 순식간에 날릴 수 있고, 순식간에 멀리 흩어져 버리도록 하는 극고 파장의 힘......
빅뱅을 가능케 했던 그 무파장의 가공할 폭발력.
바로 그 가까이에 와 있는 것이다.
움직임이 없어 아주 조용하다는 것은 곧 아주 큰 소리가 알 수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양극은 상통하는 것이다. 이 상통하는 것이 또 다른 원 하나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즉 하나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아주 먼 것과 아주 가까운 것이 하나로 통하는 세계......
이러한 세계로 들어가기 위함을 목표로 한다면 나는 아직 멀었다.
나의 파장은 지금 상당히 낮지만 무파장에 비한다면 아직 상당히 높은 것이다.
지함은 자신의 공부가 언제 끝날 것인지 궁금하였다.
이 공부가 금방 끝날 것이라고 생각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의 시간대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이 곳의 시간이 지상의 시간과 어떠한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으며,
지금의 나는 공부를 마치고 속세로 돌아가면 어떠한 모습으로 바뀔 것인가?
혹시 내가 알던 분들은 모두 돌아가시고
나 혼자서 알지도 못하는 후손들과 어울려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
그러나 지금 가지고 있는 의문은 지금 풀어야 하는 것이 아니다.
이 의문은 나중에 풀어도 될 것 같았다.
지금 할 일은 자신의 위치를 점검하고 수련에 전념하는 일이었다.
이 수련이 한 번에 끝나지는 않을 것이다.
현 단계에서 받아야 할 수련과정이 있을 것이며, 다음 단계에서 하여야 할 수련이 있을 것이다.
지금은 수련이 어느 정도는 되어 가는 것이 아닐까? 허나 이러한 생각도 수련의 지류에 불과하였다.
수련의 본류는 이러한 것이 아니었다.
바로 호흡이었다. 호흡을 통하여 진화하는 것이 당장 하여야 할 일인 것이다.
'호흡'
인간이 생존하고 진화하기 위하여 반드시 필요한 절대 명제.
아마도 이번 과정은 호흡의 중요성과 방법을 배우는 것이 아닐까?
모든 것을 한번에 배울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
아마도 입문단계에서 필요한 과정을 이수하는 것일 것이다.
이번 단계의 수련은 지금 거의 끝나 가는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서서히 이번 과정을 정리해 보는 것이 필요하지 않겠는가?
지금까지 많은 것을 보아오면서 자신이 배운 것은 선계의 개요 정도인 것 같았다.
선계의 모든 것이 아니라 선계의 일원이 되기 위하여 알아야 할 기초상식 정도일 것이다.
지금까지 배운 것만으로는 큰 일을 하기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수련이 계속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 않겠는가?
거의 마무리과정에 들어갔음을 알 수 있는 징후는 여러 가지가 나타나고 있었다.
우선 기운이 약해지고 있었다.
천기의 강도가 거의 태풍이 몰아치는 정도로 자신을 둘러싸고 있던 것이 점점 약해져서
이제는 거의 자신이 선계에 오기 전에 느끼고 있던 정도로 아무런 느낌이 없었다.
이곳을 나가서 기운이 끊기기 전에 지금까지 배운 것을 마무리해야 할 것 같았다.
빨리 이것을 체내에 습득해 놓지 않는다면 다시 어디론가 날아가 버릴지도 모르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렇다.
한번 정리해 보자.
자신이 지금 거의 호흡을 하지 않고도 이렇게 견딜 수 있음은
이미 거의 호흡을 떠났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극저 파장의 힘으로 그냥 생존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제 천기호흡을 마무리지어야 할 때가 된 것이다.
인간의 경우 호흡을 떠났다 함은 바로 사망을 말해주는 것이며
호흡을 하지 않고 생존이 가능하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것이다.
인간은 육신을 가지고 있는 동안은 반드시 공기를 들이마시는 호흡이 필요하다.
하지만 영체만 가지고 있는 동안은 호흡이 없이도 생존이 가능하다.
그러나 육신이 없다고 호흡을 안 하다가는 천기와의 단절로 진화가 될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육신이 사라진 다음에라도 진화를 하고 자신의 등급을 높이기 위하여는
영적으로도 호흡을 하여야 하는 것이다.
헌데 인간들이 육신을 벗어나면서 얼마나 영적인 호흡을 하고 있는가?
인간이 육신을 벗어나 영적인 진화를 할 수 없는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육신을 벗어나면서
호흡을 멈춘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 자리에서 멈추고 더 이상의 진화를 할 수 없는 것이다.
'영체'
인간이 동일한 공간에서 동일한 시간을 보내고 향천하면서 결과는 두 가지로 나타난다.
하나는 선계로 가는 것이요, 하나는 영계로 가는 것이다.
영계로 간 사람은 거의 무한대의 시간동안 자신의 자리에서 동면상태로 있을 가능성이
대부분이었지만 선계란 바로 인간들의 상상 속에 존재하던 무릉도원이었다.
영계는 자신의 의사가 있어도 실행할 힘이 없었다.
선계는 자신의 의사를 실행할 힘이 주어지는 곳이었다.
영계는 역할이 주어지지 않아 발전을 위하여 많은 노력을 할 수도 없거니와
노력을 하여도 그 대가가 주어지기가 힘든 곳이었다.
하지만 선계는 자신의 역할이 주어지고 그 역할에 따라 노력을 할 수 있으며
그 노력의 대가를 자신이 누릴 수 있는 곳이었다.
물론 개인의 것이 되는 것이 아니라 보다 승화된 기쁨을 누릴 수 있는 곳이었다.
지함은 언젠가 아스라한 기억 속에서 들은 적이 있었던 영체들의 세계가 기억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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