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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선계수련 교과서/소설 선(仙)

소설 仙 (106)

by 날숨 한호흡 2008. 5. 16.

 

 

 

우주의 단위 시간은 수 억 조 년의 눈금이 있는 시계로도 잴 수 없을 만큼의

긴 시간이었으나 지구의 단위시간은 불과 수 백억 년의 시간이었다.

우주의 시간잣대는 마치 고무줄처럼 융통성이 있어

융통성이 없는 지구의 시간 잣대에 늘이고 줄여서 대어 본다면

지구의 시간이 우주의 시간에 비하여 상당히 늘어지거나 줄어들게 되는 것이었다.

 

따라서 우주 시간의 세 칸과 지구 시간의 세 칸을 함께 적용하면

동일한 시간대에서 활동할 수 있으나 우주의 시간대를 다섯 칸으로 하고

지구의 시간대를 세 칸대로 하면 우주에서의 닷새가 지구에서는 사흘이 되어

지구의 사흘인 72시간이 우주 시간으로는 닷새의 시간인 120시간이 되는 것이어서

사흘이 흘러간 것 같은데 사실은 닷새가 가버리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었다.

 

우주의 시간 잣대는 선인의 능력에 따라 늘이고 싶은 만큼 늘일 수 있는 것이니

삼 십 배나 삼 백 배의 조절을 한다면 어떠한 결과가 나올 것인가?

이러한 시간 조절은 다양한 이야기 속에서 전해져 내려오고 있는데 모두가

선인들이 개입한 일들이었으며 인간의 힘으로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나무꾼이 선인들이 바둑을 두는 것을 보고 있었는데 돌아보니 도끼자루가 썩었다는 것이나

어느 골짜기에 들어갔다 나오니까 전에 알고 있던 사람들이 모두 죽고 없더라는 이야기는 모두

선인들이 필요에 의하여 시간잣대를 줄이고 늘임으로서 일어나는 일이었다.

이렇게 우주의 시간을 기준으로 하여 산하 성단이나 은하계, 은하의 시간을

고무줄을 늘이고 줄이듯 조절하는 일이 가능한 것이었다.

 

따라서 선계의 1년이 지구의 274년이 되기도 하는 것이어서 선인이 인간으로서 존재할 때는

몇 세대를 뛰어넘어 생존할 수도 있는 것이었으며 특수한 경우 중간에 선계에 드나든다면

인간의 몸으로 수 천년의 일생을 보낼 수도 있는 것이 바로

시간잣대의 이용 술을 익힘으로서 가능한 일이었다.

선인들은 필요에 의해 시간을 적극적으로 이용함으로서

우주의 역량을 한층 높일 수 있게 된 것이었다.

적용은 자신이 알아서 하되 제한은 자신이 다스리거나 관리하고 있는

우주만물의 기본질서를 흩트리지 않으면 되는 것뿐이었다.

 

이러한 시간의 관리는 새롭고 다양한 우주의 질서를 만들어 내었다.

선인들은 시간을 조절할 수 있으면서부터 어떠한 일을 할 때 시간이 부족하면

시간을 늘려서 사용할 수 있었으며 때로는 늘려서 사용한 시간만큼 다시 줄여서

사용할 수 있었으므로 전체적으로는 변화 없이도 새로운 진화를 유도해 낼 수 있었다.

허나 이러한 시간조절기능을 아무렇게나 이용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으며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간에 타에 누가 됨이 없이

자신의 범위 내에서 줄이고 늘여서 이용하고 있었다.

 

선인들간에도 시간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는 선인과

마음대로 조절할 수 없는 선인들이 구별되었으며,

시간을 조절하되 그 조절의 양이 규정되어 있었고,

이러한 구별은 선인의 등급과 일치하였다.

동막선생은 이 시간조절기능을 지함과의 수련에서 이용하고 있는 것이었다.

원래 동막선생이 자신의 세월과 지함의 세월에 많은 차이를 두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선계의 시간과 속계의 시간이란 비교하기에 따라 엄청난 차이를 가져올 수도 있었다.

동네사람들이 삼일 정도의 시간이 흐른 것으로 알고 있는 동안 사실상 30년이 흐를 수도 있었으며,

삼 년의 세월이 흘렀을 즈음 선계의 시간으로는 일각이 흐를 수도 있었다.

 

선계의 시간이란 필요에 의해 조정될 수 있는 것이었으므로

지상의 시간으로 판단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별들의 시간은 태양과 화성, 금성, 지구 등 별들간의 다양한 조건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었으나 우주에서의 시간은 절대적인 시간이었다.

따라서 우주의 시간잣대를 약간 늘이거나 줄이는 것으로 지구의 수십 년에서

수 백년 정도는 쉽게 조절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인간의 수명이 수십 년에 한하였으므로 수백 년의 조절이 필요한 경우는 별로 없었으며

생물체의 진화과정을 시험하기 위하여 수백 억 년 정도의 시간을 줄여서 살펴보는 경우는 있었다.

지금도 지함의 시간은 동막선생이 생각하기에 따라 수각에서 수십 년의 조절이 가능한 시간대였다.

가급적 변화를 주지 않는 것을 기본으로 하되 지함의 사명과 수련에 대한 열성,

그리고 주변의 다른 조건들이 모여서 시간의 장단을 결정하는 것이었으므로

아직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하여 결정된 바는 없었다.

 

이것은 준선인인 지함을 위한 배려에서 결정된 것이었다.

준선인들의 주변에는 인간의 몸으로 있는 동안 치러야 할

다양한 시험들이 각종 형태로 그물처럼 존재하였으며

이 그물같이 드리워진 각각의 시험들이 발목을 잡아

갈 길을 제대로 갈 수 없도록 하는 경우가 많이 있었다.

 

지금 지함의 앞에 보이고 있는 모친의 영상 역시 지함의 마음이

흔들리는 정도를 시험해 보는 하나의 단답형 쪽지시험과 같은 것이었다.

지함의 모친은 잠시 손끝을 바늘로 찔린 것이었으나 이것을 감추려고

배를 움켜쥐고 있었던 것인데 이것을 그러한 영상으로 보여준 것이었다.

모든 것이 시험이었으나 이 시험에서 어떠한 정답을 내어야 할 것인가를

지함이 알 수는 없었다.

 

동막선생은 지함의 행동을 하나하나 분석해 보고 있었다.

어린 나이치고는 그런 대로 마음의 파장이 크지 않은 상태에서

자신의 마음자리를 잘 잡아나가고 있었다.

쉽지 않은 일이었다.

지금까지 겪어오면서 느껴보고 마음을 굳힌 것이지만

지함 정도라면 한 번 선인으로서 등급향상을 위하여 자신의 노력을

쏟아 부을만한 그릇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금생에 지함이 할 일은 우주의 원리 중 하나인 오행을 공부하여

그것이 인간에게 적용되는 모습으로 알려주는 것이었다.

인간들이란 때로는 자신의 앞날을 운명이란 것에 맡겨버리는 경우가 있었다.

그 운명이란 것은 대부분 지수체들에게 맞추어진 프로그램 같은 것이었다.

지수체란 지구에서 태어나 지구에서 생활함으로 천기로 인한 변수가 거의 없어

대부분 지기(地氣)의 흐름을 읽고 나면 그들의 모든 것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천수체의 경우 지기의 일정에서 벗어나는 경우가 많이 있었으며,

그 벗어남이 예측 불가하여 인간의 힘으로는 그 원인을 찾아낼 수 없는 경우가 많았다.

인간들은 이러한 것들에 대하여 상당한 의문점을 가지고 있었으며, 지수체로서

우수한 인간들이 지기의 움직임을 전달받아 인간들에게 전해주고 있었다.

 

이러한 기능이 지나쳐서 때로는 정상적인 움직임을 변화시키는 경우도

있었으나 이러한 것은 지기들에게 해당되는 일이었다.

천기란 근본적으로 지기와 다른 것이어서 지기 출신의 영체들은 아무리 진화해도

다시 지기 중에서 등급이 상향조정되는 것이었으며 천수체가 되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상향조정이라고 해도 해당별을 떠나는 것이 아니므로 지구의 지수체들은

지구를 떠나는 것이 아니었다.

 

따라서 그들로 보아서는 나름대로 승급이라고 할 수 있으나 천기의 입장에서 보면

도토리 키 재기와 같은 것이어서 하잘 것 없는 일일 수 있었다.

선인의 세계를 알고 선인이 되려는 단계에 있는 수련생들의 경우

지구의 왕이 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선인이 되는 것이 중요한 것이었다.

지구에서 왕이 되는 것은 지구에서의 일인 것이며 하늘에서의 일이 아닌 것이다.

 

선계의 인가를 받았을 때 비로소 하늘의 일원이 되는 것이며

지구에서 아무리 대통령을 한다고 하여도 그것은 지구의 벼슬인 것이었다.

지구의 벼슬과 하늘의 벼슬은 그 자체가 넘어갈 수 없는 차이가 있었다.

자동차는 아무리 좋아도 비행기가 될 수 없는 것과 같은 것이었다.

지기를 타고났어도 하늘을 우러러 지속적으로 기원을 함으로 하늘의 감응을 받아

조금이라도 천기를 받아들일 수 있게 되는 경우는 있었다.

허나 근본적으로 천수체가 되기 위하여는 골수에 천기를 타고나야 하였다.

바탕이 천기로 구성되어 있어야 천기의 맛을 알 수 있는 감각세포를 가지고 태어나게 되며,

 

그러한 기본이 구성되어 있다면 많은 경험이 없어도 금방 천기를 알 수 있는 것이었다.

천기란 아무런 조미료도 넣지 않은 곰탕국물과 같은 것이어서

평소 달고 쓰고 맵고 짠 지기에 익숙해 있는 지수체들에게나 천수체이면서도

지기에 익숙한 사람의 경우에는 이것의 진미를 알기가 쉬운 것이 아니었다.

어린아이가 태어나서 가장 먼저 받아들이는 엄마의 젖의 맛이 바로

천기의 맛에 가장 가까운 것이었다.

 

갓난아이란 지기나 천기에 고루 익숙해진 상태가 아니므로 중도에 가까운 상태이며,

이 상태 하에서는 바로 중도의 맛, 즉 어느 편에도 속하지 않은 맛이 제공되는 것이었다.

원래 엄마의 젖은 천기에 가까웠으나 인간들이 지구에 살면서 다양한 음식으로 중화시켜

그 맛이 천기도 지기도 아닌 중간에 가까운 성분과 맛을 가지게 된 것이었다.

이러한 맛보다 더욱 무미(無味)에 가까운 것이 바로 천기의 맛이었다.

일견 잘못 맛을 본다면 아무런 맛도 없는 것 같은 맛이었다.

 

따라서 지기의 순도가 높을수록 천기에서 멀어지게 되는 것이었으며,

순도가 낮으면 천기를 받아들일 수 있는 부분이 그만큼 늘어나게 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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