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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선계수련 교과서/소설 선(仙)

소설 仙 (103)

by 날숨 한호흡 2008. 5. 13.

 

 

 

무엇인가 나 자신을 통하여

신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이 방법이 무엇이든 간에 나 자신에게서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을 찾아내기만 한다면 난 신의 세계에 한결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것이다.

신의 세계에 다가갈 수 있는 가능성은 그것만으로도 많은 발전을 뜻하는 것이리라.

 

'신의 세계'

많은 선배들이 이러한 경지를 거쳐갔으리라.

그것은 책으로, 전설로, 그리고 구전되는 다양한 이야기들로

전해져 내려오고 있었다.

그 일은 인간의 몸으로 있으면서도 실현 가능한 방법을 사용하지 않고는

할 수 없는 이야기들이었다.

 

'인간으로서 신의 세계에 들어갈 수 있는 방법, 그것도

인간의 몸을 가지고 알아서 할 수 있는 방법?'

그렇다.

그 방법만 알아낸다면 더 이상의 공부를 하지 않아도

좋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것만 가능하다고 해도 엄청난 비밀을 알아낼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아니 비밀이라기 보다는 인간으로 있으면서 접근하면 안 되는

금지구역을 넘어 들어가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지함은 온 몸의 세포들이 기운으로 충만해지고 있음을 알았다.

기운이 솟아나는 것이었다.

이렇게 기운이 솟아오르고 있음을 어떻게 생각해야 할 것인가?

생각만 하였는데 기운이 솟아오르다니?

기운이 생각이 연결되어 있단 말인가?

지금까지는 생각만으로 이렇게 기운이 변화하는 것을 알 수 없었다.

헌데 방금 전부터 생각만으로 기운이 변화하는 것이다.

이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한 바는 아니었다.

헌데 그 속도가 너무나 빠른 것이었다.

언제부터 이렇게 생각과 기운이 연결된 것인가?

 

'내가 이곳에 와서 있는 동안 어떠한 벽을 넘어간 것이 아닐까?'

그랬다.

지함은 생각을 하는 순간 수련단계를 넘어 들어간 것이었다.

생각과 현실이 일치하는 단계로 넘어간 것이다.

인간으로 생활하고 있을 때는 그것이 미미하여 잘 알 수 없었다.

인간은 물적 세계에서 존재하여 왔으므로

자신의 생각이 유형적으로 나타나야 만이 자신의 생각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신의 영역에서는 생각을 하는 것이 그대로 외부로 드러나므로

그것을 바로 알 수 있었다.

 

자신보다 단계가 높은 선인의 경우에는 속인다는 것이 불가능하였다.

단계가 높다 함은 기(氣)적으로 그만큼 안정되어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므로

자신보다 파장이 높은 사람의 마음가짐에 대하여는 즉각 알 수 있는 것이었다.

따라서 인간계에서는 수련단계에 대하여 거짓말을 하는 것이 가능하였으나

신계(神界)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으며, 전혀 불가능한 일이었다.

지함은 이러한 곳에서 자신이 자신의 생각으로 인하여

변화한 것을 읽어낼 수 있는 내독(內讀) 단계에 도달한 것이었다.

 

내독 능력은 자신의 내부에서 일어나는 기운의 변화를 읽어내는 것이었다.

수련과정에서 자신의 신체 내부에서 움직이는 기운을 느끼고 이것을

이동시키는 등의 능력이 이 내독 능력을 기반으로 하여 이루어지는 것이었으며,

내독 능력이 강화되면 외부의 기운을 읽어내는

외독(外讀) 능력을 키워나가는 것이었다.

 

외독 능력의 신장은 점차 외부의 기운을 읽어냄으로

기감(氣感)을 키우고 점차 타 선인의 기운을 읽어내며,

우주의 기운의 변화를 감지하는 능력으로 변화함에 가장 기초가 되는 능력이었다.

선인들은 수많은 수련과정을 거쳐 이러한 기능을 익히고 검증을 받았으므로

기본적으로 독기(讀氣)능력이 확보되어 있으나 인간의 경우

많은 수련을 거쳐 이것을 검증할 필요가 있었다.

 

지함은 지금 내독 과정의 기초단계로 들어가고 있는 것이었다.

동막선생은 지함이 공부하고 있는 모습을 살펴보고 있었다.

기운이란 인간의 눈으로 보면 보이지 않아도

선인의 눈에는 물건 보이듯 보이는 것이었으므로 동막선생에게는

지함이 공부하는 과정이 하나하나 모두 들여다보이고 있었다.

동막선생은 지함을 내려다보면서 지함의 생각이 움직이고 있는 것을 보고 있었다.

생각의 움직임은 기운으로 변하면서 그 기운의 움직임이

동막선생에게 포착되고 있었다.

 

동막선생은 일곱 살인 지함이 마음속으로 생각하는 것을 낱낱이 들여다보면서

그 신속한 공부에 놀라고 있었다.

어린 나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지함의 생각은 무르익어 가고 있었다.

어른이라도 힘들 정도로 생각의 속도가 빨랐다.

지함이 금번 인간의 몸을 받아서 나오면서 나름대로 공부를 꽤 할 것이라고 생각

하기는 하였으나 이렇게 신속히 공부를 해 나갈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았던 것이었다.

헌데 과연 자신이 선계의 학맥을 이어줄 제자로 삼아도 될 정도로

공부의 진도가 신속하였다.

 

저 정도의 생각은 인간의 경우에는 거의 불가하며,

하급 신도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성숙한 경지였다.

스승이 지함에게 하나 하나의 현상을 보여주고 나면

그 생각이 바로 바로 결과로 나타나는 것이었다.

그 하나 하나의 생각이 깊고도 어른스러워서

동막선생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선화(仙畵)를 보여줄 때도 그랬다.

선화란 현실세계와 연결된 그림으로서 선화 속에서 어떠한 상상을 하면

현실공간에서 그것이 실제로 벌어질 수도 있는 것이었다.

그래서 선인들이 현실 속에서 어떠한 일을 하는 방법 중의 하나로

선화를 이용하고 있기도 하였다.

하지만 현실공간에서 벌어지기 위하여는

현실공간과 기운을 연결하여야 하는 것이었다.

헌데 지함이 그것을 한 것이다.

 

독남이와 문디의 일을 보면 지함이 기력(氣力)을 발휘하여

옷을 갈아 입혔던 것이다.

알고 했든 모르고 했든 그것은 사실이었다.

선화를 보면서 속세의 기운을 조절하는 일은 선계의 업무에

속하는 일이었으므로 선인들이 하는 것이야 누가 뭐라고 할 것이 없으나

지함처럼 선계에 공부하러 온 인간의 경우에는

인가를 받아서 행하여야 하는 것이었다.

 

헌데 동막선생이 생각하지 못한 순간에 지함이

순식간에 기력을 발휘하여 행함으로서 일이 벌어지고 만 것이었다.

하지만 뭐라고 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당사자들도 무슨 도깨비를 만난 듯한 생각으로 지나버리지 않았던가?

허나 이러한 일이 인간세상에서는 지신(地神)들에 의해 가끔 벌어지고 있어

그들이 이상하다고 생각을 하면서도 그런 대로 넘어가 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원칙적으로는 그러한 일이 인간이 모르는 사이

상이나 벌의 성격으로 주어지는 법이었다.

따라서 인간의 기억에는 별로 남아있지 않은 채 현실 속에서

복의 형태로 주어지도록 하는 것이 선인들의 방식이었다.

 

헌데 지함은 그러한 선계의 율(律)을 모름으로 인하여

자신도 모르게 생각나는 대로 하여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지함의 기력은 생각 이상이었다.

따라서 동막선생은 지함의 기력을 시험해 볼 수 있는 공부를 시켜 보기로 하였다.

지함의 실력을 시험해 보기로 한 것이다.

이러한 경우에는 본인이 함부로 마음을 쓰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어

이 과정을 겪고 나면 생각이 조금은 달라지도록 되어 있었다.

생각이 달라진다 함은 그 생각으로 인한 결과가 달라질 것임을 말해주는 것이었다.

 

따라서 지함이 생각을 달리한다면

우주에서 지함의 생각으로 인한 결과가 달라지는 것이었다.

생각과 결과가 일치하는 우주에서 지함과 같이 인간의 사고방식으로 일을 한다면

전혀 엉뚱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까닭에 동막선생이 이러한 생각을 하는 것이었다.

동막선생이 보기에는 인간들은 생각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지구에 있는 어떠한 존재도 대부분 생각과 행동이 일치하였으나 유독 인간만이 그랬다.

생각하는 것과 행동하는 것이 전혀 일치하지 아니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여

그 생각을 알기 위해 행동을 읽어서는 답을 알 수 없었다.

따라서 생각을 알기 위하여는 생각의 속으로 들어가 보아야 하였으나

인간들이 생각을 한다고 해서 그 결과가 금방

밖으로 나타나는 것은 아니므로 걱정할 필요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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