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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선계수련 교과서/소설 선(仙)

소설 仙 (080)

by 날숨 한호흡 2008. 4. 3.

 

 

 

그러한 것을 볼 때 인간이 완전해지기 위하여는 고도의 훈련을 받아 영격을 높이고

이로 인하여 선계에 진입하여야 하는 것은 분명했다.

선계란 인간들이 몰라서 그렇지 알기만 한다면 모두가 가고 싶어하고

모두가 가야할 곳임에는 틀림없을 것이었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자신이 알고 있는 착하게 살아오신 많은 분들이

전부 선계로 가셨으면 하는 바램이 들었으나

그 분들은 선계를 모르고 그저 배운 대로만 살아오신 분들이 아니겠는가?

선계를 몰랐다는 것만으로도 한 생을 헛산 것이 아니겠는가?

이러한 분들에게 선계를 가르치고 선계로 가는 방법을 현실화할 수 있는 방법은

오직 스승님만이 아시고 계시는 것 아니겠는가?

 

'스승님.'

갑자기 스승이란 단어가 크게 느껴졌다.

지금까지 스승이란 단어를 사용하면서도 그 깊은 의미를 느끼지 못하고 있었는데

자신이 선계에 들어와서 그 느낌을 받고 보니 그 의미가 보다 정확히 느껴지는 것이었다.

자신의 모든 것, 숨쉬는 것, 움직이는 것 하나 하나가 스승의 손바닥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었다.

 

단순히 동막 선생으로만 알고 있었던 것이 그것이 아니고

그분 자체가 곧 우주의 일부였던 것 같은 생각이 드는 것이다.

아니 우주 그 자체인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는 이렇게 광대 무변한 우주에서 자유스럽게 선계를 가르칠 수가 없는 것이다.

우주를 배워야 알 수 있고, 알아야 가르침을 줄 수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자신이 전에 하늘 천(天)자에 대하여 다른 아이들에게 이야기해주려 하였으나

결국 일각을 넘지 못하고 말문이 막혔던 것에 비유하면

지금 받고 있는 선계의 가르침은 그 많은 것들을 곧바로 뼈 속 깊이 배어 들어오도록 하여

다시는 잊을 수 없도록 만들어 놓는 것이었다.

 

새로운 기운이 몸의 구석구석, 털끝 하나 하나, 아니 그 털끝의 천만분지 일에까지도 스며들어와

그 기운이 미치지 않는 부분이 없었다.

종전에 서당에서 글을 배울 때는 듣기는 들으나 곧 잊어먹는 경우도 있었으며,

외워도 다 외우지 못하여 회초리로 맞은 적도 많았다.

헌데 지금 공부하고 있는 선계는 전혀 그것이 아닌 것이었다.

보고 느끼는 그 모든 것이 전부 몸 속 구석구석에 배어 들어오는 것이었다.

공부를 하는 방법 중 이러한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자신이 미처 생각지도 못하였고

알 수도 없었던 일이었다.

 

보통의 인간으로서는 보고 듣고 겪어서 아는 것 이외에는 다른 공부방법이 없었다.

헌데 이곳에서는 듣고 보는 모든 것들이 바로 바로 자신의 것이 되는 것이었다.

인간의 힘으로는 될 수 없는 부분이 가능한 곳이었다.

그런 가르침이 있다고 하여도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은 또한 새로운 부분이었다.

신의 능력을 인간이 받아들이는 것이 과연 가능할 것인가?

그것이 지금 가능해지고 있지 않은가? 아마도 이곳에서는 모든 것이 가능한 일일 것 같았다.

 

속세의 인간으로서는 불가능한 일이 이곳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었다.

인간의 어느 구석에 이렇게 대단한 것이 숨겨져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엄청난 능력의 발휘가 가능한 것이었다.

인간이 신과 동격일 수 있는 증거를 발견하는 것 같았다.

인간이 가능한 범위는 과연 어디까지일까?

인간의 모습을 한 분들 가운데 선인이 있었다는 이야기는 들은 적이 있었다.

인간으로 다시 태어나 공부를 하는 선인이 아닌 선인

자신이 속계에 현신하여 내려오신 분들이 계셨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 것이다.

 

'선인.'

자신이 그렇게 잘 느껴지지 않는 위치에 계신 분들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곳이 어디쯤인가에 대하여도 아직은 알 수 없는 것이었다.

모든 것들이 우주 어디엔 가 전부 기억되어 있다면 확인 역시 가능할 것이었다.

인간에 관한 것뿐만 아니라 그 이외의 우주 내에서 일어난 것들이 기록되어 있는 곳이 있을 것이고,

그곳에 갈 수만 있다면 자신에 대한 것들뿐만 아니고 모든 것들을 볼 수 있을 것이었다.

 

헌데 우주에 관한 것들이 얼마나 많을진대 그것을 볼 수 있을 것인가?

허나 그것을 알아보는 것 역시 순간에 가능한 일일 수도 있었다.

지금까지 자신이 겪어온 우주의 모든 것들로 미루어 볼 때

그것이 불가능한 일이 아님을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그것을 안다면 다른 것들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우주의 모든 것들을 알 수 있다면 자신이 걸어왔고,

앞으로 걸어갈 길 역시 알 수 있을 것 아니겠는가?

 

'우주.'

아직은 먼 하늘에 별들이 모여 있다는 것 이상 아는 것이 없다.

책에서 우주란 설명을 들었을 때는 그것이 그저 온 세상,

우리가 살고 있는 것 이상의 큰 덩어리임을 모르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막연히 상상만 해오던 그것을 지금 실제로 느끼고 있는 것이었다.

아마도 지금 그림을 통하여 보고 느낄 수 있는 것은 내가 생각할 수 있는 것에 한정 될 런 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내가 모르는 것을 알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지금 그것이 어떠한 부분인가 알지 못하고 있지 않은가?

지함은 자신이 어디까지 알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나의 우주에 관한 지식의 량은 어느 정도일까?

 

'알 수 있을까?'

지함은 가만히 자신의 지식의 량을 떠올렸다. 앞에 커다란 원이 하나 그려졌다.

흰 색의 엄청나게 큰 원이었다. 그 큰 원을 바라보고 있자 그 원의 한 쪽에 작은 회색 점이 있었다.

자세히 바라보지 않으면 알 수 없을 만큼 작은 점이었다.그 점이 자신이 알고 있는 부분인 것 같았다.

스승님을 떠올렸다. 스승님의 원이 보였다. 온통 검정빛의 커다란 원이었다.

한 눈에 보이지 않을 수도 있을 만큼 커다란 원이었다.

그 원이 전부 검정 색으로 가득 차 있어 얼핏 보면 구멍이 뚫린 것으로 보일 지경이었다.

스승님의 원 안에는 전부 검정 색으로 가득 차 있다.

 

나의 원은 흰색으로 되어 있으며, 그 안에 회색 점이 하나 있을 뿐 아닌가?

도대체 지식의 차이는 어디까지일까? 이것이 지식의 량의 차이일까?

아마도 그런 것 같았다. 너무나 아는 것이 없는 것이다.

알고 있다면 나의 색깔이 다르지 않겠는가?

스승님께서 아시고 계시리라고 생각되는 것을 알고 나자

자신의 원에 있는 회색 빛깔이 약간 진해진 것 같았다.

커진 것은 아니되 약간 진해진 것으로 보이는 것이었다. 그 회색 점안에 무엇이 있을까?

 

그 회색 점안에 자신이 본 천자문과 동네 사람들,

그리고 지금 공부하고 있는 선화가 들어 있었다.

그 정도로는 그만큼 채우는 것도 많이 채운 것 같았다.

헌데 자신이 모르고 있는 부분이 들어 있는 것도 있었다.

 

'저것은 무엇인가? 아마 부모님께서 겪은 일들이 아닐까?'

나의 것들은 정말 알고 있다고 할 수 있는 것들이 별로 없구나.

그렇다면 스승님의 것은 어떨까?

스승님께서 아시고 계시는 것을 들여다본다는 것은 불경이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스승님의 엄청난 힘을 다시 한번 느낄 수도 있었다.

스승님께 양해를 구하고 한 번 보자. 스승님은 절대적인 분이시다.

결과가 어떻든 간에 스승님에 대한 존경과 절대적인 배움의 뜻은 변치 않을 것 같았다.

가만히 보니 그 검정 색 안에 우주가 들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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