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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선계수련 교과서/소설 선(仙)

소설 仙 (077)

by 날숨 한호흡 2008. 3. 30.

 

 

 

헌데 지금 하고 있는 이 생각이 나의 머리에서 나오고 있는 것인가?

아무래도 지금 겪고 있는 것하며, 내가 생각하는 것들이

자신이 이 나이에서 겪을 수 있는 일들이 아닌 것 같았다.

 

'나는 지금 일곱 살이다. 헌데 일곱 살에 이러한 것들을 겪고 있는 것이 정상적인 것인가?'

 

"정상적인 일이다.

너에게는 할 일이 있으므로 앞으로 이보다 더한 수련도 있을 것이니

마음의 준비를 차분히 하도록 하여라."

스승님의 음성이었다.

 

"어디에 계시 온 지요?"
"......"

 

대답이 없었다.

 

"스승님."

"......"

 

잘못 들었는가?

역시 대답이 없었다.

잘못 들은 것은 아니었다.

지금 자신이 잘못 들을 만큼 정신이 없지 않은 것이다.

준비를 차분히 하라는 스승님의 말씀을 듣는 즉시 마음이 착 가라앉으며,

모든 그림이 다시 정상적으로 보이는 것이었다.

 

잡념이 사라졌다.

잡념이 사라진 후 그림이 보다 가까이 정상적으로 보였다.

마음이 맑아지자 그림이 더욱 맑고 깨끗하게 보였다.

새롭게 보이는 그림은 이제 거의 현실에 가까운 형상으로 보이고 있었다.

주변을 돌아보아도 어느 것이 현실이고 어느 것이 그림인지 잘 구별이 되지 않았다.

이제는 그림과 현실이 하나가 되어 가고 있었다.

이제는 이럴 수가 있다는 것이 이상하지도 않았다.

지금 와 있는 곳이 어디인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모든 것이 최상의 조건을 유지할 수 있도록 되어 있음을 의심할 수 없도록 되어 있었다.

 

이러한 조건이 마음먹기에 따라 움직인다는 것은 감히 상상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인간으로 있을 때는 먼지 한 톨, 모래 한 알까지도 자신이 생각대로 움직일 수 없었던 지함은

현재 자신이 있는 곳의 이러한 여건에 많이 놀라고 있었다.

앞에 보이고 있는 장면들을 따라가기에도 바빠서 내심 마음을 정리할 시간이 없었지만

자신이 숨을 크게 들이키고 날숨을 잘 쉬지 못하고 있음을 느끼는 순간

얼마나 경악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인간으로서는 올 수 없는 곳에 와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스승님의 인도가 없었더라면 어찌 이곳에 와 볼 수가 있었을 것인가?

나는 참으로 천복을 타고 난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기회를 잘 활용하여 나의 본래의 모습을 찾아가도록 하여야겠다.'

 

지함은 앞에 보이고 있는 그림이 자신과 연관이 있는 것 같음을 느꼈다.

그림에서 보여주고 있는 것들이 어디선가 본 것 같은 느낌이 들었을 뿐더러 꽤 친숙한 것들이었다.

사람들도 언젠가 만난 것 같은 사람들이었으며, 모든 사물들이 본 것들이었다.

 

'어디서 보았을까?'

틀림없이 본 적은 있으나 자세히 생각이 나질 않았다.

그림 속에서 한 사람이 눈에 들어왔다.

아주 눈익은 모습이었다.

 

'누구 신가?'

자신과 상당히 가까운 사람인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 사람에 대하여 생각을 해보려 잠시 앞의 사람에 집중을 하자

지금 보고 있는 그림 위에 다른 그림이 나타나며 그 사람이 태어났던 곳과 성장과정,

그리고 현재의 모습까지를 보여주고 있었다.

 

'앗 차-'

바로 아버지였다.

아버지가 그림 속에서 나타난 것이었다.

아버지였음에도 어찌 그렇게 생각이 나질 않았던가?

아마도 연령이 너무 차이가 나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기억에 남아있는 아버지는 30대의 아버지였으나

그림이 보여준 아버지는 20대의 아버지였으므로 기억에서 잘 찾아내지 못하였던 것 같았다.

 

'그렇다면 다른 사람 역시 생각을 하면 이렇게 다른 그림으로 보이는 것일까?'

아마도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지함은 그림 속에서 보이고 있는 다른 사람을 앞에 떠올려 보았다.

백발이 성성한 분이었다.

아마 그림에서 보이고 있는 분들 중 가장 연로하신 분이 아닌가 싶었다.

 

'저 분은 누구 신가?'

다시 다른 그림이 펼쳐졌다.

그분의 모습이 보이고 있었다.

이제는 선화를 보는 법과 이용하는 법을 대충 익혀서 한결 마음이 느긋하였다.

보는 법은 놓치지 않으면 되는 것이오, 이용하는 법은 집중하여 생각을 하면 되는 것이었다.

선화란 생각에 의해 자신의 원하는 바를 보여주는 그림으로서

인간으로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것들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러나 그림이 보여주고 있는 모든 것들은 사실에 입각한 것들로서

인간으로서는 기억할 수 없는 모든 것들을 선화를 통하여 전부 확인할 수 있었다.

 

나무나 풀에 관한 것들 역시 이렇게 기억되어 있는 것일까?

지함은 나무에 집중을 하여 보았다.

소나무였다.

낙락장송이었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솟아있던 소나무의 크기가 점차 축소되어 가고 있었다.

작아지던 끝에 한 알의 씨앗으로 변하여 가고 있었다.

씨앗인 상태로 오랜 세월을 땅속에 묻혀 있더니 다시 또 다른 나무의 열매 속으로 들어가고

다시 작아져서 그 과정을 반복하고 있었다.

아마도 그 과정을 벗어나는 방법은 이러한 과정을 밟아나가는 한 없을 것 같았다.

 

지함은 다른 그림을 보려 고개를 돌렸다.

시간을 거꾸로 흘러가던 그림이 멈추는 것 같았다.

그러던 중 갑자기 한 마리의 까치가 갑자기 소나무의 씨앗을 집어먹는 것이었다.

이 일이 있고 나서 시간은 다시 바로 흐르는 것 같았다.

아마도 더 이상 과거로 돌아가는 것이 무의미한 것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생각되었다.

씨앗에서 고통과 환희의 파장이 울려나왔다.

 

이 파장은 멀리에까지 퍼져갔으며, 모든 식물들이 축하를 해주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까치에 먹힌 씨앗은 까치의 내부에서 까치의 기운과 승화하여 다른 기운으로 변화하고 있었다.

지금까지 본 것으로 미루어 볼 때 식물의 기운에서 동물의 기운으로 변화한 것은

일단은 영적인 승격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림은 시간을 자유자재로 옮겨다니며 모든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이렇게 자유롭게 모든 것을 보여줄 수 있음은 참으로 대단한 것 같다는 생각을 들게 하고 있었다.

모든 정보가 이렇게 기억되어 있다면 나에 관한 모든 내용들 역시 이렇게 기억되어 있을 것이다.

이것이 그림이 아니고 사실 자체가 아닌가?

다만 표현 방법만이 그림인 것으로 보이고 있는 것이다.

보이는 것도 그림인지 사실인지 구분이 불가능할 정도로 사실처럼 보이고 있었다.

아마 인간뿐만 아니라 우주를 구성하고 있는 모든 것들이

자신과 관련된 것을 속인다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만물의 궤적을 별도로 보관하는 것이 아니라 어디에서나 빼 볼 수 있는 곳에 정보가 노출되어 있어

확인하고 싶은 누구든지 확인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 것 같았다.

 

"그렇지는 않단다. 볼 수 있는 사람만 볼 수 있도록 되어 있지.

너는 지금 볼 수 있는 자격을 부여받고 있는 것이다."

 

스승님의 음성이었다.

어디선가 지함의 동정을 살펴보고 계시는 것 같았다.

아니 살펴보시지 않고도 아실 수 있는 어떤 방법이 있는 것 같았다.

선계란 생각했던 것 보다 더욱 깊이 있고 넓으며, 모든 것이 속일 수 없도록 구성되어 있는 것 같았으며,

거짓이라는 용어 자체가 없는 곳 같았다.

모든 것이 드러나도록 되어 있으며, 감추는 것이 불가능하고

권한이 있는 한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것이 당연한 것 같았다.

그것도 과거, 현재, 미래까지 확인이 가능하다는 것은 어떠한 것도 알 수 있다는 것이 아니겠는가?

참으로 생각지 못하였던 투명성이었다.

 

모든 것에 대하여 전부 속속들이 알 수 있다니?

그것도 애를 써서 알아내는 것이 아니라 생각만으로 알아낼 수 있다는 것은 보통의 일이 아니었다.

누구든지 어떠한 일에 대해서든지 알 수 있도록 되어 있음이

엄청난 발전의 원동력이 되고 분수에 맞는 행동을 할 수밖에 없도록 되어 있었다.

지함은 자신에 대하여서도 누군가가 그렇게 알아보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어디선가 아주 가늘고 잔잔한 파장이 와서는 자신을 감싸고돌다가 가는 것이었다.

그 파장이 그냥 왔다가 가는 것은 아닐 것이다.

무슨 일인가 하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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