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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선계수련 교과서/소설 선(仙)

소설 仙 (058)

by 날숨 한호흡 2008. 3. 10.

 

 

 

'하늘.'

하늘은 언제나 넓고 멀었다.

그 넓고 먼 하늘이 왠지 가까이 느껴지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런 경험이 처음이 아닌 것 같은 생각이 드는 것이었다.

언젠가 이러한 경험을 가져본 적이 또 있는 것 같았다.

 

'언제이던가?'

기억이 나는 것은 없었다.

하지만 틀림없이 그러한 경험이 있었던 것 같았다.

아무래도 금생의 기억인 것 같지는 않았다.

너무도 기억이 멀리 있는 까닭이었다.

이제부터 내가 할 일은 하늘에 관하여 알아내는 것일까?

그렇다.

언제인지는 모르지만 진화는 자신의 일이 하늘과 땅에 대하여 알아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나서

꾸준히 생각을 해오던 터였다.

그것이 누적되다 보니 자신의 내부에 무엇인가 형성된 것이 아니겠는가?

그같은 생각 덕분에 나름대로 자신의 내부에 어떤 씨앗이 뿌려진 것 같았다.

씨앗이 뿌려진 것이라면 이 씨앗을 키우고 열매를 맺어 결실을 보는 것 역시

자신이 풀어야 할 과제가 아니겠는가?

 

어떠한 방법으로 할 것인가?

막상 약간 구체적인 생각이 들기는 하였으나 그 이상 생각이 진전됨에는 한계가 있었다.

진화는 요즈음 하나의 버릇이 생겼음을 알고 있었다.

혼자 있을 때면 전에 친구네 집에 가다가 개울에서 일어났었던 일과

일전에 밤중에 따라갔었던 빛을 생각하는 버릇이었다.

그 버릇이 이제는 몸에 배어 있었으며 그 생각을 할 때마다 몸의 피로가 풀리는 것을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생각으로 피로를 푸는 방법?

이러한 방법이 가능한 것인가?

혹시 내가 착각을 하는 것은 아닐까?

그러나 피로할 때 생각을 하면 피로가 풀렸으며, 대충 생각만 해도

어느 정도는 좋아진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러한 것을 무엇이라고 불러야 할 것인가?

 

생각으로 피로를 푸는 방법이라!

진화는 생각의 효과를 알지 못하고 있었다.

아주 좋은 것에 대하여 생각을 집중한다는 것은 그 곳의 상태를 자신의 내부로 이끌어 오는

방법임을 모르고 있는 진화로서는 이러한 방법으로 피로가 풀리는 것에 대하여 들은 바가 없었다.

그 곳을 보고 온 자신이 아닌 누구에게 이러한 방법을 설명해 준들 누가 그것을 알 수 있겠는가?

아무도 짐작할 수 없는 그 무엇이 있는 것 같았다.

 

'그것이 무엇일까?'

누구에게 알려준들 알 수 없는 것이라면 혼자서 할 수밖에 더 있을 것인가?

진화는 그 생각만으로 피로가 회복되어 나름대로 생활에 많은 도움을 얻고 있었다.

평소보다 잠을 덜 자도 피곤하지 않았으며, 따라서 잠이 꽤 줄어들어 있었다.

또한 낮에도 정신집중이 더욱 잘 되는 것 같았다.

집중이 잘 안될 때는 그 생각을 하면 마음이 평온해 지고 다른 일의 해결방법이 잘 풀리는 것이었다.

 

진화는 이러한 상태가 오래 유지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생각을 해보았다.

그러나 생각을 하지 않아도 되는 방법을 찾는다는 것은 쉽지 않았다.

생각을 하지 않으면 서너 시각 후 평소의 상태로 돌아가고 마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어떠한 방법으로 그 상태를 오래 실현할 수 있을 것인가?

지속적으로 생각을 하는 것은 어떻게 가능할 것인가?

지금은 전의 그 기억들이 아마도 나의 깊은 곳에 남아 있어서 생각을 할 때마다

이끌어져 나오고 있는 것 같았다.

 

그 생각을 언제나 할 수 있도록 한다면 다른 일을 할 수 없는 것은 아닐까?

그 생각을 하면서도 다른 일을 할 수 있는 것일까?

방법을 연구해 보자.

진화는 더 깊은 생각에 잠겼다.

이제는 그 생각을 평소에 하면서도 자신의 일에 소홀하지 않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것이 가능할지는 모르지만 방법이 있을 것 같았다.

 

방법이라?

어떠한 방법일 것인가?

누구에게 물어볼 수도 없는 이 방법을 어떻게 알아낸단 말인가?

어떻게 생각을 하면 답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인가?

 

'답.'

이렇게 어려운 문제는 태어나서 처음 겪어보는 것이었다.

어디에도 없는 답을 찾아내는 것이었다.

누구에게 문의해 볼 수도 없는 문제였다.

누구에게서 답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인가?

어쩌면 내가 알고 있는 아무도 이 문제에 대한 답을 알 수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되었다.

책에서 찾아본다는 것 역시 어려울 것으로 생각이 되었다.

누구에게 물어본다면 아마도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을 것이었다.

 

'그렇다. 그곳의 생각 속에서 답을 찾아내는 수밖에 없다.'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던 진화는 어차피 그 생각 속에서 답을 찾아내는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도달하였다.

그곳의 정경을 떠올리면 어느 정도까지 이기는 하지만 체력이 증강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누워서 잠을 자지 않아도 될 것 같을 만큼 낮의 피로가 회복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날 이후 진화는 혼자 있는 시간이면 그곳의 풍경들을 마음속에 떠올렸다.

시간이 정지되어 있었던 그곳의 물결들.

 

그 낭자.

산 위에서 내려다보았던 그 먼 곳의 집들.

이러한 것들을 생각하던 진화는 문득 지나가던 길옆에 있던 바위에 무엇인가

글귀가 새겨져 있었던 것을 생각해 낼 수 있었다.

그 글이 무엇이었는지 잘 생각이 나지는 않지만 깊이 생각한다면 어쩌면 가능할 것도 같았다.

진화는 그 외에도 다른 곳에 무슨 글이 쓰여져 있었음을 생각해 내었다.

그것들을 하나 하나 생각해 낼 수만 있다면

어쩌면 지금 생각하고 있는 문제의 해결이 가능할지도 모른다.

 

집중하여 생각을 해보자.

안되면 할 수 없으나 하는 데까지는 해보기로 작정을 하였다.

될 수 있을 것인지 알 수는 없다.

하지만 해 볼 수 있는 데까지 해보기는 해야 할 것 아닌가?

아무 것도 해보지 않고 물러 설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하지만 어떻게 생각을 해내야 할 것인지가 문제였다.

아무렇게나 해서 될 일은 아닐 것이다.

이승의 기억이라면 살려낼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이것은 특수한 경우이니 당시의 기억을 살려 낼 방법이 있을지도 모른다.

진화는 기억을 살려낼 수 있는 방법을 누군가는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하지만 누가 알고 있는지를 알 수 없는 까닭에 혼자서 연구를 하여야 하였다.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기억을 살려 낼 방법이라!

진화는 일전에 그 사건이 일어났었던 장소가 자신이 갔었던 그 개울가임을 생각해 내었다.

그 개울가에를 가면 무슨 단서가 나올 것 같았다.

단서라...

간다면 무엇이든 알아낼 수 있을 것인가?

자신은 없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라도 알아내어야 할 것이 아니겠는가?

진화는 어느 날 그곳을 지나갈 일이 생겼을 때 혼자서 길을 나섰다.

평소 같으면 다른 사람이 하나나 둘 정도 함께 갈 것이었으나 그 날은 혼자서 길을 나서며

미리 오늘은 좀 늦을 것임을 이야기 해 두었다.

 

'가서 알아보리라.'

진화는 그곳으로 가면서 가만히 기억을 더듬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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