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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선계수련 교과서/소설 선(仙)

소설 仙 (036)

by 날숨 한호흡 2008. 2. 14.

 

 

 

아무 것도 보이거나 얽혀 있는 것은 없었으나 정확한 자리가 정해져 있는 것 같았다.

모든 사람들이 자신이 생전에 입던 옷을 입은 모습 그대로 공중에 떠 있었으나

미동도 없이 가만히 있었다.

 

"지금 보고 있는 곳은 사망한 인간의 영체들이 보관되어 있는 곳이네.

이곳에서는 영급의 차이에 의해 보관장소가 정해지네.

우주란 워낙 넓어서 저렇게 끝도 없이 보이는 것 같아도 우주 전체로 보면 아주 좁다고 할 수 있지."

 

아마도 지금까지 죽은 모든 영체들이 환생한 일부를 제외하고는 거의 다 있는 것 같았다.

저렇게 많은 영체들이 있었구나.

그렇다면 환생한 일부는 어떠한 과정을 거쳐서 다시 태어나는 것일까?

 

"아직 그것까지는 알 것 없네."

 

"알았습니다."

 

"궁금한 것이 많이 있을 것이네. 하지만 아무리 선계라고 해도 차근차근 알아나가야 하네."

 

그럴 것 같았다.

자신이 이제 선계에 와서 지금 같은 혜택을 누리고 있는 것도 지금 보고 있는 저 사람들에 비하면

엄청난 혜택이 아니던가?

비교할 수 없는 영광을 누리고 있는 것이다.

 

"그렇네. 자네는 지금 저 사람들에 비하여 상당한 정도의 혜택을 누리고 있다고 할 수 있네."

 

"어째서 그러한 일이 저에게 일어나고 있는 것인지요?"

 

"할 일이 있기 때문이지."

 

내가 무슨 할 일이 있다는 것인가?

아직 선계의 초년생이며, 앞으로 무엇이 될 것인가 조차도 알 수 없는 정도 아닌가?

나의 능력으로 아직은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것인 것 같았다.

그런데 무슨 일인지는 몰라도 할 일이 있기는 있는 모양이 아닌가?

 

"그 일은 너무 성급히 서둘지 말게. 자네는 지금 위치가 정해지지도 않았지 않는가?"

 

그렇다.

아직 나는 아무 것도 정해진 것이 없는 것이다.

 

'자네는 지금 선계의 기운줄만 연결된 것일세.'

 

기운줄이 연결된 것은 어떠한 의미가 있을 것이다.

이 의미를 잘 살려야 할 것임은 두말할 나위 없는 것 아닌가?

 

"그렇네. 지금은 그러한 생각만 하고 있도록 하게."

 

"알았습니다."

 

"모든 것은 다 가는대로 가도록 되어 있네."

 

"이제 조금씩 알 것 같습니다."

 

아직 구체적으로는 모르겠으나 서서히 우주의 윤곽이 드러나는 것처럼 느껴졌다.

어슴프레한 우주의 새벽이 다가오고 있었던 것이다.

영계의 모든 것들이 다시 사라져 갔다.

지금 자신이 보고 있는 것은 우주의 아주 일부인 것이다.

이럼에도 내가 상상할 수 있었던 범위를 훨씬 넘어가고 있었다.

이렇게 넓고 깊으며 많은 내용들이 들어있을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았건만,

그저 생전에 들은대로 천당과 지옥, 그리고 그 외의 몇몇 세상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였던 것이

아주 일부이며, 그 이상의 너무나 많은 것들이 있었던 것이다.

 

이다지도 넓고 많은 것들이 있었구나.

우주란 역시 우주라고 할만 하였다.

할만한 정도가 아니라 역시 우주였다.

인간의 힘이란 너무나 보잘 것 없었다.

그 정도의 능력으로 한갑자(60년) 남짓한 세월을 너무나 발전적이지 못한 방향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다.

싸우고, 헐뜯으며, 욕심으로 가득 찬 세월로 채우고 있는 것이다.

60여 년의 세월은 수련만 하기에도 너무나 짧다.

 

크는 세월과 마무리하는 세월을 빼면 부지런히 한다고 해도 불과 20-30여 년의 세월이 아닌가?

이 정도의 세월은 우주에서 한숨 한 번 쉴 정도로 짧은 세월이 아니던가?

그 아까운 세월을 시간을 허비하는데 쓰다니...

 

앞의 영체들이 서서히 움직였다.

한쪽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이들 중 인간으로 다시 태어날 사람들은 저 위에 있는 사람들이지.

그 이하는 등급에 맞게 동물로도 태어나고, 곤충으로도 태어나는 것이지.

차라리 태어나지 않는 것만도 못한 경우도 있네.

환생으로 인하여 오히려 그렇지 않은 것보다 못한 경우도 있지."

 

가만히 보니 인간의 모습이 아닌 경우도 보였다.

아주 아래에는 짐승도 보였으며, 저 앞에 멀리에는 아직 보지 못한 생물체들이 보였다.

인간도 동물도 아닌 영체들이 있었다.

팔은 가늘고, 머리에 아무런 털도 없으며, 피부는 회색인 인간 아닌 인간들이 있었다.

 

"안드로메다 은하의 인류들이네. 지구의 인간과는 다른 구조를 가지고 있지.

안드로메다 내 미루 은하의 제 3성에 살던 사람들이지. 이들과도 윤회의 사슬이 연결되어 있네."

 

그렇구나.

인간이 아닌 이들과 윤회를 하다니.

 

"아니. 이들은 인간보다 더 앞선 문명을 가진 인류들이네. 배울 점이 많이 있을 걸세."

 

그렇다면 인간과 중복하여 윤회를 하는 우주내의 인류들은 얼마나 있는 것일까?

 

"많이 있네. 지구상에서만 해도 80여 종족이 윤회를 거듭하고 있네.

하지만 인간의 상태로 있는 이상 알 수는 없을 걸세."

 

처음 듣는 이야기였다.

이러한 일이 있다니.

지구 외에 인간들이 살고 있다는 것도 처음 듣는 이야기였지만 이들이 인간들보다 더욱 발전된 문명을

가지고 있다니.

놀라운 이야기였다.

인간들이 가장 발전된 생물인 것으로 알고 있으며 다른 별에 이러한 인류들이 있음을 상상조차 못하고

있던 차에 이러한 것을 본 것이다.

그러한 일이 있을 수 있다니...

너무나 놀라운 이야기였다.

인간이 다른 은하의 별에 살았던 종족과 윤회를 하다니...

과연 그러한 일이 있을 수 있는 것일까?

 

"가능하네. 인류를 발전시키기 위한 방법은 다른 종족과 혼합을 함으로써 가능하네.

동일 종족끼리의 번식은 기능의 저하를 불러올 수밖에 없네."

 

알 것도 같았다.

동종 교배는 종족의 기능을 저하시킨다고 하지 않던가?

어디선가 들어본 적이 있는 것 같았다.

정식으로 배운 것은 아니지만 자신의 유전자 어디에 아스라히 기억되어 있던 것이 살아나는 것 같았다.

맞았다.

금생에 들은 것이 아닌 것이다.

전전생의 언젠가 흘러들은 기억이 남아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인류의 경우 이종 교배로 인하여 많은 발전이 있었던 것입니까?"

 

"그렇네."

 

우리 한족(韓族)은 백의민족으로서 단일 민족임을 자부하고 있었다.

비록 외침을 많이 당하기는 하였으나 나름대로 자랑할 수 있는 것은 민족의 혈통이 유지되고 있음에

대한 것이 그중 하나라고 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인류 자체가 은하간의 이종 교배에 의해 진화되어 온 것이라니...

우주는 정말로 다양한 방법으로 진화의 사슬을 연결시켜 놓고 있었다.

수없이 먼 거리를 순간 이동할 수 있는 방법을 통하여 상호간에 공유하는 부분이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그들은 인간 세상의 경험을 통하여 무엇을 얻을 수 있단 말인가?

인간 세상은 그들과 비교하여 수없이 많은 세월을 진화하여야 할 종족들이 아니던가?

 

"그렇지 않네. 지구의 인간들은 나름대로 상당히 복잡한 과정을 거쳐서 진화하여 왔네.

수백만 년간의 세월을 진화해 오며, 가장 오행(五行)이 균형을 이룬 육체를 가지고 있지.

그러한 부분은 우주에서도 흔치 않은 것이네.

그러한 이유로 인하여 타별에서 생존하기에는 상당히 부적절한 조건을 갖추고 있지만 말일세."

 

그랬었구나.

지구의 인간이 그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면 더 진화할 경우에

인간의 육체는 그들과 같이 변화할 것인가?

 

"반드시 그렇지는 않을 것이네. 모두가 동일한 길을 걷는 것은 아닐세.

지구의 인간은 인간의 진화를 계속할 것이네."

 

"안드로메다 은하의 그들은 인류보다 얼마나 앞서 있는지요?"

 

인류!

인간의 종족을 일컫는 말이었다.

하지만 자신이 사용하지는 않았던 말이 아니던가?

인류라니...

 

"많이 앞서 있네. 시간이 모두 같이 흘러가는 것은 아니네만

인간의 시간으로 한다면 수만 년은 앞서 있을 것이네."

 

수만 년이라니!

수만 년의 세월을 앞서 있다니...

그렇다면 어느 정도의 진화를 하였단 말인가?

감히 상상할 수 없는 세월을 앞서 있는 것이었다.

단군이래 수천 년밖에 안되었는데 수만 년이라니.

더욱이 인간이 문화를 가진 것은 불과 수천 년밖에 안되었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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