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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선계수련 교과서/소설 선(仙)

소설 仙 (035)

by 날숨 한호흡 2008. 2. 11.

 

 

모든 것은 때가 있는 것이었다.

때란 한 번 놓치면 다시 오지 않는 것임은 우주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수련 역시 할 수 있을 때 하여야 하는 것이었다.

할 수 있을 때란 정해진 것은 아니었으며, 각 개인에 따라 인연이 오는 시각이 달랐다.

그 인연을 살릴 수 있으면 선인이 되는 것이요,

인연을 살리지 못하면 선인이 되지 못하고 마는 것이었다.

이진사는 그 인연을 끝까지 살리지 못하여 선인이 되기에 어려운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인연...

참으로 중요한 것이었다.

그것이 한 인간의 장구한 미래를 결정짓는 것이었다.

지상에 있을 때에도 알기는 하였으나 그렇게 중요한 것인 줄은 몰랐었다.

이곳에 와서야 인연의 중요성을 실감하는 것이었다.

나는 아직 선인이 아니다.

그럼에도 지금 느끼고 있는 이러한 것들이 가능한데 선인이 되면 어떨 것인가?

아마도 엄청나다고밖에 할 수 없는 능력이 생길 것만 같았다.

 

절대자!

선인이란 거의 절대자의 힘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

그렇지 않고서야 그렇게 모든 것을 속속들이 알 수가 있단 말인가?

도저히 불가능할 것 같은 것들이 이곳에서는 가능한 것이었다

인간의 생각으로는 감히 불가능한 것들이 가능하게 되는 것이었다.

이러한 세계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도 하여보지 못한 세계가 펼쳐지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인간들이 모르고 있는 이곳 선계의 실상을 어떻게 전파할 수 있을 것인가?

당장 지상에 살고 있는 후손들이 가장 큰 영광을 입는 길은 수련밖에 없지 않겠는가?

 

"그렇네. 수련밖에 없네."

 

"어찌 하여야 하겠는지요?"

 

"인연법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니 너무 조급히 생각지 말게. 모든 것은 다 정해진 이치대로 가는 것이네.

정해진 이치란 우주의 기운이 흘러가는 길이네.

그 길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면 가능할 것이나 그 길에서 벗어난다면 방법이 없네."

 

"인간들에게 알려줄 수 있는 방법은 없을런지요?"

 

"그들이 스스로 알아서 해야 할 일이지.

수련에 연결될 수 있는 인연은 그들의 옆에 너무나 많이 깔려있네.

그 인연의 끝을 볼 수 있으면 되는 것이고, 볼 수 없으면 되지 않는 것이지."

 

이진사는 자신이 안타까워한다고 될 수 없는 일임을 알았다.

하지만 어떻게든 자신이 이루지 못한 일들을 후손들이 할 수 있도록 하여 주고 싶었다.

 

"그것은 자네의 마음대로 되는 일이 아닐세. 그들의 인연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기 때문일세."

 

인연이란 참으로 중요한 것이었다.

인연...

그렇게 중요한 것인 줄 알았다면 일찍이 조부의 말씀이 있었을 때 했어야 할 것을

중요성을 모름으로 인하여 미루고 있다가 이렇게 된 것이었다.

 

수련...

참으로 그 커다란 의미가 다가오고 있었다.

수련이란 의미를 생각하는 순간 온 우주가 단전으로 들어와 가슴으로 밀려 올라오더니

머리의 한가운데를 통하여 위로 솟구치는 것이었다.

다시 단전의 기운이 아래로 내리 뻗어 끝없이 먼 아래쪽으로 내리 꼽히는 것이었다.

아래위로 I자로 기운이 연결되어 그 기운줄의 중간에 매달린 것 같은 모습이 되었다.

아무 것도 자신을 지탱해주는 것은 없었다.

그저 기운줄만이 자신을 아래위로 지탱하고 있었다.

기운줄에 연결된 상태에서 빙그르르 돌기 시작하였다.

360도를 돌자 서서히 멈추어 서면서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아무런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무거운 정적만이 감돌고 있었다.

무거운 정적을 깨며 다시 음성이 들렸다.

 

"우주란 넓디 넓은 곳이오."

 

너무나 깊이 깨닫고 있는 바였다.

 

"그 넓은 우주를 가까이 바라볼 수 있는 방법은 수련밖에 없소.

당신은 바로 전생의 호흡 인연으로 이만큼 온 것이오."

 

그랬었구나.

할아버지의 말씀과 생전에 마음을 비우기 위하여 노력한 것이 이만큼의 결과를 가져온 것이구나.

그렇다면 앞으로는 무엇을 하여야 할 것인가?

 

"앞으로 얼마간 할 일은 없을 것이오."

 

그러면 이러한 상태로 있어야 한단 말인가?

 

"그렇지는 않소. 그러면서도 지속적인 변화가 있을 것이오.

그 변화를 수용하는가 여부에 따라 당신의 미래는 달라지게 되어 있소."

 

미래...

모든 단어의 의미가 새삼 중대하고 무겁게 다가왔다.

생전의 미래는 너무나 좁은 개념이었다.

그런데 지금의 미래라는 의미는 끝없이 먼 앞날을 말하고 있는 것 아닌가?

감히 인간으로서는 생각지도 못할 수 조 억 년의 몇 만 억 배가 될 자신의 앞날들......

무한히 실감되는 순간이었다.

 

"그렇다고 너무 심각하게 생각할 것은 없소. 그 세월도 짧을지 모르오. 내가 살아온 바에 비하면..."

 

그렇다면 이 선인은 얼마의 세월을 살아오셨단 말인가?

 

"당신이 생각할 수 있는 범위를 넘었다는 것만 알면 되오."

 

도대체 얼마의 세월이길래 내가 생각지도 못할 정도의 세월이란 말인가?

 

"인간으로 있으면 상상력이 상당부분 통제를 받게 되어 있소."

 

"어떠한 연유로 그러한 일이 생겼습니까?"

 

"인간이 많이 생각해 봐야 별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오."

 

인간이 생각하는 것이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니?

 

"생각을 많이 할 수 있다는 것은 급속한 진전과 깊이 연관되는 것이오.

급속한 진전은 인간의 현재 처지로 볼 때 형편이 따라가지 못함으로 인하여 갈등만 불러일으킬 소지가

높소."

 

하긴 그랬다.

인간의 능력으로는 생각할 수 있는 것조차 제한되지 않았던가?

해결책을 바로 옆에 놓아두고 수천 리를 돌아가는 방법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을

너무 많이 보아온 것이다.

그러한 모든 것이 인간임으로 인하여 생긴 것이라면 인간의 껍질을 벗은 이후에는

그러한 것이 없어야 할 것 아닌가?

 

"그렇지 않네. 인간으로 있었다는 것은 그간의 결과에 대하여 책임질 것을 요구받는 것이네.

인간이란 항상 자신이 책임을 면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네.

마음을 올바로 쓰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이 인간의 눈으로 보면 잘 보이지 않으나

선계에서는 전혀 속일 수 없는 것이네.

선계란 모든 것이 투명의 극치를 달리고 있네. 있는 그대로 모든 것이 비추게 되어 있네.

이 그림에 가감을 한다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 것이지.

가감이 허용된다는 것은 선계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네.

모든 것이 정확하므로 그 기반 위에서 모든 것이 진화할 수 있는 것이지. 저길 보게."

 

별들이 사라지고 공중에 떠 있는 수많은 인간의 영체들이 보였다.

누워있는 경우도 있었고, 앉아있는 경우도 있었으며, 엎드려 있는 경우도 있었다.

처음에는 수십 명이 보였으나 점차 시야가 넓어지면서 수십만,

아니 그 이상의 영체들이 떠 있는 것이 보였다.

해수욕장의 백사장 모래만큼이나 많은 사람들이 떠 있었다.

끝이 보이지 않았다.

선계의 눈으로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아득한 저 멀리에까지 떠 있었다.

한 사람간의 거리는 양옆이나 아래위로 약 6-9미터 정도로 떨어져 있었으며

모든 사람들이 줄을 맞추어 있는 것은 아니었다.

가만히 보니 약간 넓은 공간을 차지한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어

공간에 약간의 차이가 있었다.

 

위로 올라갈수록 얼굴에 화색이 돌고 금방이라도 깨우면 일어날 것 같은 상태인 것으로 보아

다소 의식이 있어 보이는 영체들 같았으며, 아래로 내려갈수록 얼굴에 화색이 없고,

거의 석고 같은 느낌이 들며, 생기가 없는 것으로 보아 의식이 없는 영체들이었다.

공중에 떠 있는 것을 보면 무중력 상태 같았다.

몸을 움직이는 사람들은 없었다.

자신의 자리는 항상 그대로 인 것 같았다.

 

무엇인가가 아주 작은 별똥별 같은 것이 이들이 떠 있는 곳을 지나가자 약간 흔들리더니

다시 제자리를 찾아 들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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