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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선계수련 교과서/소설 선(仙)

소설 仙 (003)

by 날숨 한호흡 2008. 1. 5.

 

 

지구의 기운은 서로 충돌하고 융화하는 가운데 끝없이 새로운 기운을 만들어 내고 이 새로운 기운이 다시 투쟁과 융화를 반복하여 또 다른 새로운 기운을 형성하고 있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태어난 기운들이 각기 하나의 몸체를 가지고 활동하고 있었다.

지구의 생물들은 살아 움직임을 직접 기운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반드시 어떠한 유형의 몸체를 가지고 있었으며 몸체를 통하여 일을 하고 있었다.

이 몸체는 지구에 있는 영체들의 격을 높이거나 낮추는 일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러한 기능을 이용할 줄 알면 영격의 상승이 가능하였으나 그 기능을 사용할 줄 모르면 영격이 하락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므로 물(物)의 사용 여부는 영체가 몸을 가지기 전에 반드시 확인해 두어야 할 부분이었다.

"나는 어떠한 몸을 가지고 수련에 들것인가? 어떤 종류의 몸이라야 가장 효과적으로 수련에 들 수 있을 것인가?"


 

 

미르는 다양한 지구의 기운의 주변을 기웃거리기보다는 이번에는 그 기운의 속을 지나가 보기로 하였다.

다양한 기운의 외양만 보는 것이 아니고 내부를 확인해 보면 더욱 재미있는 일들이 있을 것 같았다.

제일 처음에는 풀들의 속을 한번 지나가 보았다.

풋풋한 내음이 느껴졌다. 그 기운을 통과하자 무엇인가 새로운 기운이 자신의 속으로 배어든 것 같았다.

이것이 풀의 기운인가 생각되었다.

다양한 풀들이 있기에 그 안을 한번씩 통과하자 각기 다른 기운이 느껴졌다.

어떤 것은 냉하였으며, 어떤 것은 온기가 느껴졌고, 어떤 것은 속성으로 자라는 것이 있는 반면, 또 어떤 것은 아주 더디게 자라는 것도 있었다.

또 서로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전혀 다른 것도 있었다.

풀잎의 아래위와 같은 작은 공간 속에서도 음과 양이 공존하고 있었다.

이렇게 미세한 기운 속에서도 음양이 구분되다니 참으로 지구란 재미있는 곳인 것 같았다.

이들은 이렇게 미세한 기운의 변화를 통하여 성장하고 변화하며 끊임없이 만들어 내고 있었다.

 

이렇게 다양하고 미세한 기운은 메릴린스에는 거의 없었다.

거기에는 대부분의 기운이 동일한 물질로 이루어져 있어 기운이 단일하였으며, 구성이 단조로운 면이 있었다.

상당히 정제된 물질로서 원자를 구성하고 있는 백만 개 정도의 구성 분자에 한 개 정도의 이상이 있을까 말까 하는 정도였다.

그같은 순수한 물질을 상대하다가 복잡하고 다양하며 만나는 것마다 기운이 다른 지구의 물질들을 대하니 머리가 혼란스러워져 왔다.

그 기운의 본질이 무엇인지 확인하려 하였으나 금방 손에 잡히는 것은 없었다.

하지만 무엇인가 이해할 수 있는 실마리가 있을 것 같았다.

우선 다양한 기운의 실체를 접해 보고 어느 정도 파악한 후 깊이 알아보는 것이 순서일 것 같았다.

앞에 나타나는 모든 기운들을 피하지 않고 전부 섭렵해 보았다.

어떠한 물체는 한 가지 속에도 다양한 기운이 있는가 하면 상당히 커다란 한 가지 기운으로 구성된 경우도 있었다.

음양의 구분도 상대적인 것이어서 한 가지가 때로는 양도 되는가 하면 음도 될 수 있는 것이었다. 음과 양의 구분은 절대적인 것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것도 있었다.

그러나 좀 더 정제된 기운일 경우에는 양자의 구분이 명확해졌다.

메릴린스의 모든 물체는 기운의 구분이 명확하므로 더 이상의 혼란이 없었다.

 

미르는 지구의 모든 기운을 섭렵해 보기로 하였다.

앞에는 수많은 기운들이 널려 있었으며 하루에 상당히 많은 것을 느껴 볼 수도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깊이 있게 알아보기 위해서는 한 가지라도 세밀하게 느껴 보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르는 우선 단세포적인 것부터 탐구하기 시작하였다.

자신을 이리 밀고 저리 미는 바람을 타고 자신의 기운을 맡겨 보았다. 이리 저리 기운이 밀려 나갔다.

바람의 실체는 지구의 대기가 압력에 의해 움직이는 것이었다.

작은 기운마저도 균등하게 배치하기 위하여 항상 움직이고 있었다. 바람은 살아서 움직이는 하나의 생명체였다. 바람으로 이동하는 기운의 양도 양이거니와 바람이 없으면 지구의 모든 것은 생존이 불가능한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공기의 압력 조절은 물론 기운의 이동도 바람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었다. 또한 바람의 힘은 지상의 모든 것이 상호간에 생명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주는 역할도 하고 있었다.

메릴린스에는 없는 것이었다. 메릴린스에는 기운이 균등하게 배치되어 있어 바람의 이동 같은 것은 필요치 않았다. 기운은 기선(氣線)을 타고 이동하므로 바람 같은 물질의 이동이 필요 없었다.

하지만 지구의 기운은 바람에 의해 이동하는 것이 거의 절반은 되는 것 같았다. 이러한 기운의 속으로 우주의 기운이 스며들어 있어 바람의 방향을 잘 타면 우주의 기운을 받아들일 수 있는 구조였다.

우주의 기운을 균등하게 받는 곳은 지상의 모든 것이 기세 좋게 성장하고 있었으며 우주의 기운을 잘 받지 못하거나 편중되게 받는 곳은 받는 기운의 영향이 그대로 나타나서 사막이 되거나 생물체가 거의 자라지 못하는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바람의 영향을 잘만 이용하면 상당한 양의 기운을 적절히 이용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바람... 이러한 유형의 개체 이동이 있음은 새로운 발견이었다. 미르는 기운을 전달해 주는 다른 매체를 확인해 보기로 하였다.

 

다른 매체는 바로 물이었다. 물은 기체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의 기운을 운반하고 있었다. 기운의 밀집도는 바람에 비하여 10 배 이상 되었다. 하지만 내부적인 구성에 따라 바람처럼 운반하는 양이나 질이 달랐다.

별로 밀도가 높지 않으면서도 상당한 기운을 운반하고 있었고, 운반하는 기운이 모든 생물체에 잘 전달되고 있었다.

물이 없으면 존재가 불가능한 별이 바로 지구였다. 지구에는 물과 바람이 혼합된 형태의 것들이 존재하고 있었는데 그것이 바로 구름이었다. 구름의 역할 역시 기운의 이동이었다.

기운으로만 느껴지던 것들을 몸으로 느낄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바로 구름이었다.

지상의 모든 것들은 물과 바람에 의해 생명을 부여받고 있었다. 하찮은 식물에도 물과 바람이 생명을 전달해 주고 있었으며 동물은 물론 이것이 없으면 생명을 부지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순간적으로는 없어도 되지만 그럴 경우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미르는 다른 요소가 있는지 알아보았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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