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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명상 교과서/죽음을 준비하는 법

안락사는 옳은가?

by 날숨 한호흡 2007. 9. 17.

 

 

병이 들거나 다쳐서, 고통이 너무 심해서 사는 게 죽느니만 못한 상황이 있습니다.

그럴 때 안락사를 선택하는 것에 대해 하늘에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사람마다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말씀드릴 수는 없습니다.

어떤 분은 자살을 해도 되고 어떤 분은 안 된다고 말씀드렸지 않습니까?

만인에게 통용되는 개념은 없다는 것이지요.

우선 그분에 대해 알아야 합니다.

그분이 안락사를 해도 되는지 따져봐야 하는 것이지요.

 

안락사를 함으로써 그분이 계산해야 할 것을 끝내고 깨끗하게 죽을 수 있는 분이 계십니다.

이런 분의 경우 더 삶으로 인해서 오히려 주변 사람들에게 더 업을 짓고, 더 빚을 질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안락사를 하지 않고 아파 누워 있으면서

가족들에게 공부를 시켜야 하는 프로그램을 타고난 분이 또 있습니다.

누군가에게 공부를 시켜야 하는데 그 방법이 그렇게 앓아누운 채 시중을 들게 하는 것입니다.

그런 분들은 서로 반대이거나 비슷한 공부를 해야하는 분들과 만나도록 하늘에서 배정합니다.

 

병석에 누워서 주변 사람들을 굉장히 고생시키는 분들이 있습니다.

본인들은 다 죽고 싶어 합니다.

누워서 그렇게 남을 고생시키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런데 자세히 따져 보면 그렇게 누워 있어야 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본인이 병상에서 인간 이하의 대접을 받으면서 구박을 받아야 하는 이유도 있고,

또 주변 사람들에게 시중들게 하면서 공부를 시켜야 하는 프로그램도 있습니다.

일률적으로 얘기할 수는 없어서 꼭 이런 것이 아닐 수도 있지만요.

 

우리 수련이 개인 지도가 까다롭고 손이 많이 가는 것은 매번 이렇게 상황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어떤 분은 명이 다했는데도 본인이 삶에 대한 집착을 놓지 않음으로써 10년,20년 사시기도 하고,

어떤 분은 명이 다 하지 않았는데도 본인이 살고자 하는 의지가 없어서 일찍 돌아가시기도 합니다.

그런 것들에 대한 부채 관계를 다 따져보고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물어봐야 하고, 따져봐야 하고....., 그렇게 하늘에 수고를 끼치는 공부입니다.

 

의사 분들이 의술을 베풂으로써 덕을 입힐 수도 있고 업을 지을 수도 있는 것은 그래서입니다.

순간의 판단으로 죽일 수도 살릴 수도 있는 것이지 않습니까?

 

그러므로 생명을 다루는 직업을 가진 분일수록 수련을 많이 하셔서 본성에 닿아 있어야 합니다.

그때그때 답을 얻을 수 있어야만 진정한 의술을 펼 수가 있는 것이지요.

그 전 단계에서는 도움을 주고자 했는데 오히려 해를 끼칠 수가 있습니다.

허준 선인의 말씀 중에 '의사 본인의 업을 전부 해소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정확한 처방이 가능하다'

라는 구절이 있었지요.

 

'하늘의 뜻에는 어떠한 사람을 왜 아프도록 하였는가도 실려 있는 것이다' 라는 말씀도 있습니다.

의사의 윤리로 보면 무조건 고쳐주는 게 당연한 것이지만,

도의 입장, 수련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그게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이지요.

하늘의 뜻을 모르고서 생명을 함부로 다룰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이어집니다.)

 

[2장. 사람은 어떻게 죽는가?-죽음의 다양한 경우들, 2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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