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폭파 사고를 바라보며

 

 

예전에 괌에서 비행기 사고가 나서 탑승객 전원이 사망한 사건을 기억하십니까?

제가 그때 괌에 갔었는데 하마터면 죽을 뻔 했습니다.

드라마 작가로 활동할 때였는데, 마침 드라마 한 편의 집필이 끝나서

남편의 퇴직한 직장 동료 두 사람과 더불어 부부 동반으로 가기로 했었지요.

 

비행기 예약 등 모든 것을 그분들에게 맡겼는데 KAL기를 타기로 했다더군요.

그런데 사정이 생겨서 그 전날 다른 항공편을 타고 가게 되었습니다.

밤에 괌에 도착을 해서 잠깐 눈을 붙였고 새벽에 남자들은 골프를 치러 나갔는데,

골프를 치다 보니까 연기가 치솟더랍니다.

그 이튿날 오는 비행기가 폭발한 것이었지요.

우리가 예약했다 취소한 바로 그 비행기였습니다.

 

그렇게 간발의 차이로 사고를 피하게 되었는데,

매일 본국에서 유족들이 오고 내내 비통한 분위기였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가! 왜 내게 이런 일이 생기는가?' 의아해 했는데,

나중에 제 스승님 말씀이, 제가 그런 사고사를 너무 남의 일로 생각하고 무심하니까

관심을 가지라고 그렇게 타이밍을 잡았다고 하셨습니다.

 

그 전에 소련 영공에서 KAL 기가 폭파된 사건도 있었잖아요?

그 비행기도 아는 사람이 타고 있었는데 그때만 해도 별로 슬픈 줄을 몰랐습니다.

그런데 공항에서 직접 보니까 굉장히 슬픈 일이었습니다. 보통 일이 아니었지요.

죽음이란 무엇인가........

 

 

(이어집니다.)

 

[2장. 사람은 어떻게 죽는가?-죽음의 다양한 경우들, 20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