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의 공부는 다 끝났는데 계속 그 상태로 계시더군요.
왜 그런가 살펴보니까 자식들의 공부가 남아 있었습니다.
저의 언니 세 분이 어머니로 인하여 해야 할 공부가 안 된 것이었지요.
저는 어머니와의 공부가 끝났었습니다.
그래서 식물인간의 상태로 오랫동안 누워 계시는 분들이 왜 그런지를 제가 확실히 알았습니다.
본인이 죽을 준비가 안 되어서 그런 경우가 많고,
또 본인은 죽을 준비가 되어 있는데 자식들의 공부가 안 되어서 그런 경우도 있습니다.
죽을 때는 반드시 본인의 공부, 옆 사람들의 공부가 같이 있는데
그게 안 되어서 그렇게 오랫동안 계신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렇게 계시는 동안 두 언니는 정리가 되었습니다.
미국에 살던 큰 언니는 오느라고 왔는데 어머니는 이미 의식이 없는 상태로 중환자실에 계셨습니다.
휴가철이라서 비행기 표를 구하기가 어려워서 늦었다고 하더군요.
또 서울에서 어머니를 모시던 둘째 언니는 그 와중에 갑자기 미국에 가야 했습니다.
그리고 미처 돌아오기 전에 어머니가 돌아가셨습니다.
자식들이 그러거나 말거나 다 놓으시고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가셨기 때문에
유언이라도 받아 두어야겠기에 제가 어머니와 몇 마디를 나누었습니다.
몇 가지를 말씀하시더군요.
본인이 마지막으로 다 버린 마음을 표현하는 유언을 하셨습니다.
또 자식이 오기를 기다리지 않고 가실 뜻을 표하셨습니다.
그래서 보내드렸습니다.
(이어집니다.)
[2장. 사람은 어떻게 죽는가?-어머니의 향천을 지켜보며, 197쪽]
'2. 명상 교과서 > 죽음을 준비하는 법'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이 실타래처럼 빠져나오다. (0) | 2007.08.30 |
---|---|
사자들이 오다 (0) | 2007.08.30 |
아, 역시 어머니다! (0) | 2007.08.28 |
죽음을 거부하시다. (0) | 2007.08.27 |
한 사람의 마음의 무게 (0) | 2007.08.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