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어떤 주교님이 아프리카에서 새 성당을 축성하게 되었다.
그런데 그 성당의 내부 시설이 아직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비누 상자를 책상보로 덮어서 그것을 주교님이 앉으실 임시 의자로 사용하게 되었다.
예식이 진행되는 동안에 그 임시 의자가 찌그러지면서,
앉아 계시던 주교님이 그만 바닥에 나가 떨어지고 말았다.
그런데 아무도 웃지 않았다.
축성식이 다 끝난 다음 새 성당의 본당 신부는 이 불의의 사고에 대해
어떻게 주교님께 사죄의 말씀을 올려야 할지 몰라
쩔쩔매고 있었다.
그러나 주교님은 아주 감격한 목소리로
"본 주교는 불의의 사고가 일어났을 때 웃음을 참아낸 본당 교우들의 그 자제력에
대단히 깊은 감명을 받았음을 말씀 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고 하시는 것이 아닌가!
이 말씀을 들은 본당 신부의 얼굴에 화색이 돌면서
주교님께 드리는 말씀이 이러했다.
"아하, 주교님, 그건 우리 교우들이, 주교님께서 바닥에 나가 떨어지는 것도
성당 축성식의 일부분인 줄로 알았기 때문입니다!"
[하느님도 농담을 아실까? 8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