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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 세바스티안이 난생 처음으로 할머니를 따라 순례 여행에 나섰는데 도중에 하룻밤을 묵게 되었다.
순례단이 겨우겨우 잠잘 곳을 찾아낸 곳이 고작 건초를 쌓아 두는 헛간이었다.
헛간에서 각자 짚을 깔고 자리를 펴 누웠는데,
할머니와 함께 자리에 든 세바스티안의 눈에 지붕을 통해 뭐가 보이는 것이었다.
"할무이, 저 우에 보이는 기 뭐꼬?" 하며 큰소리로 묻자,
할머니가 손자 입을 막으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쉿, 저건 달이다! 이제 그만 자거래이." 하며 재우려 하였다.
그러나 손자는 "할무이, 달이 와 뿔같이 보이노?" 하며 계속 큰소리로 할머니에게 묻는다.
"초생달이라서 그런 기다. 쉿, 인자 고만 묻고 자거래이! 안 그라모,
하느님 아버지가 뭐라 칸대이!"
하고 달래는 데도 꼬마 세바스티안은 헛간에서 잠자는 것이 재미나는 듯 잠잘 생각은 않고 또
"할무이, 그라모 달은 항상......" 하고 입을 떼려는 순간
"아, 이 우라질 놈아! 인자 그 멍청한 질문 작작하고 고만 자빠져 자거라!" 하며 피곤해 죽겠다는
어떤 순례자의 고함 소리가 들려왔다.
드디어 헛간에 고요가 찾아들었다. 그러나 그 고요는 오래가질 못했다.
왜냐하면 그 꼬마가 또다시 입을 열었기 때문이다.
"할무이, 조금 전 그분이 하느님 아버지였는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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