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1. 선계수련 교과서/선계이야기2

허물을 벗는다 - 건곤일척

by 날숨 한호흡 2013. 6. 24.

 

 

 

 

 

허물을 벗는다 - 건곤일척

 

 

 

 

 

 

 

그런데 수련을 하다 보니까 어떤 일에도 거리낌이 없어지더라고요.

자신이 한 일에 대해서 감추지 않고 정확히 얘기할 수 있게 됩니다.

'나는 이런 사람입니다' 하고 털어놓을 수 있는 마음가짐이 되어야 합니다.

 

 

'건곤일척' 이라는 수련 자세 자체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이

허물을 벗겠다는 자세입니다.

마음가짐이 그렇게 되고 과오를 한 겹 한 겹 벗을 수 있을 때

나를 찾을 수 있고 본성이 찾아지는 것이지 옷을 잔뜩 껴입고 있으면 갈 수 없습니다.

 

 

한 가지 거짓말을 정당화시키기 위해서는 일곱 가지의 거짓말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있어요.

그렇게 꼬리에 꼬리를 물게 되어 있습니다.

거짓을 감추려고 한 겹 두 겹 점점 껴입게 되는데 그래서 허물이 있는 거예요.

 

 

자기가 계속 정당하다고 믿기 때문에 그 믿음으로 인해서

나중에는 본인들이 쓰고 있는 껍질이 악어 껍질같이 두껍고 딱딱해집니다.

그것을 벗으려면 아주 힘이 드는데 자기 자신이 자꾸 무장을 해서 그런 것입니다.

감추려고 하다 보면 껍질이 두꺼워져서 허물을 벗기가 아주 힘들어요.

 

 

수련을 하면서 허물을 벗는다는 얘기를 많이 하잖아요.

자기가 자꾸 수련으로, 기운으로 허물을 벗다 보면 그것이 나중에는 흐믈흐믈해져서

쉽게 벗을 수 있게 됩니다.

수련이라는 것이 그런 과정입니다.

 

 

그렇게 자꾸 벗으십시오.

마음에 지고 있는 짐을 다 벗고, 홀가분해지고 가벼워지는 것입니다.

 

 

용서받지 못할 과오는 하나도 없습니다.

자신에 대한 것들을 스스로 한번 되돌아보고 그 원인을 정확히 끄집어 낼 수 있으면

자기를 정확히 본다는 얘기거든요.

시작이 됐다는 이야기에요.

자기를 측면에서 삐딱하게 보는 것이 아니라 정확한 시점에서 보는 것입니다.

저는 그런 시각을 보고자 합니다.

 

 

어떤 시점에서 자신을 바라보는가를 보면 그분에 대한 판단이 섭니다.

'이분은 공정하구나', 이분은 상당히 치우쳐 있구나',

'껍질을 벗으려면 오래 걸리겠구나', '금생 안으로 못 벗겠구나' 등을 알 수 있다는 말입니다.

 

 

본인의 시점이 꽁꽁 묶여 있는 분은 참 어렵습니다.

이미 숙제를 내신 분 중에도 보면 자연인으로서가 아니라

사업가로서의 자신을 위주로 쓰신 분이 계시거든요.

그런 분은 정작 자신은 어디로 가고 사업가 누구만 남아 있는 거죠.

그런 시각을 가지신 분을 보면

'벗기가 참 어렵겠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초기에 수련할 때 있었던 일인데 어떤 분이 수련하시다 계속 무언가를 적는 거예요.

알고 보니 그 분이 작가였어요.

수련도 작품의 소재를 얻기 위해서 하는 거였어요.

 

 

수련에 무심으로 몰입하는 것이 아니라 수련 중에 나타나는 현상을 잊어버릴까봐

노트를 꺼내서 열심히 적고 계셨어요.

그런 분은 자연인 누구보다는 작가 누구라는 것이 비중을 더 많이 차지하고 있는 것이죠.

 

 

처음부터 끝까지 온통 사랑 이야기를 쓰신 분도 계셔요.

그런 사람은 사랑이 자기 자신을 너무 많이 차지하고 있는 거죠.

그런 것도 치우친 시각입니다.

 

 

인간으로서 위엄과 격을 갖추고 태어나서 살아가는 과정에 사랑만 있지는 않죠.

그런데 처음부터 끝까지 내내 실연을 당했고 그래서 어떻게 했다는 등

사랑으로 점철된 인생을 쓴 것도 너무 치우친 시각이라고요.

 

 

여라 가지 요소를 다 포함해서 볼 수 있는 안목과 시각이 필요합니다.

 

 

자기 자신을 공정하게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자기 자신 속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 포함되어 있는 것을 다 끄집어 낼 수 있어야 하고

그 중에 중요한 부분을 놓치지 않아야 합니다.

어떤 한 면, 예를 들어 명예라든가 직책만 계속 나열한 분도 계시고

몇 살에 무엇을 했고 하는 것을 자랑스럽게 열거하신 분도 계신데

모두 치우친 시각입니다.

자연인으로 돌아가서 '인간 누구'로 보는 것입니다.

 

 

자신의 삶을 돌이켜 보면 스스로

'나는 괜찮은 사람이다. 괜찮은 삶을 살았다' 이렇게 볼 수도 있고,

'어렸을 때는 참 무난하고 사랑도 받고 재능도 있었는데 어떤 시점에서부터

내 인생이 일그러져서 길을 잃어버렸다' 하고 비교적 정확하게 보시는 분도 계시는데

바로 그런 것을 찾아내라는 것입니다.

 

 

본인들이 '언제부터 내 인생이 궤도를 이탈해서 지금은 어느 시점에 와 있다.

그리고 지금은 나에게 어떤 시점이다' 라는 것을 두루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자신의 관점에서 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들여다보는' 관점에서 볼 수 있는 안죠목을 가져야 합니다.

 

 

본인의 인생이 계속 남에게 피동적으로 당해 왔다는 시각을 가지신 분도 계시고

자기가 가해자가 되어 누구에게 손해를 입혔다는 생각을 하시는 분도 계시는데

모두 올바른 시각이 아닙니다.

 

 

누구나 가해자일 수도 있고, 피해자일 수도 있죠.

가정에서도 부모님이나 형제 자매로부터 피해를 입은 일도 있고

때로는 피해를 준 경우도 있지,

항상 가해자이고 항상 피해자일 수는 없거든요.

그런 것도 정확히 집어낼 수 있어야 합니다.

 

 

다른 사람 때문에 본인의 인생이 일그러졌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셔요.

그것은 본인의 입장에서는 정확히 집어낸 것이라 할 지라도,

사실 어느 누구 때문에 본인의 인생이 일그러질 수는 없는 것입니다.

 

 

나는 나에 의해서만 좌우되어야 하고 타인에게 좌우되어서는 안됩니다.

 

 

또 스스로를 비극의 주인공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도 계시고, 공주병에 걸린 분도 계신데

다 객관적인 시각으로 바르게 보시기 바랍니다.

 

 

나중에 다시 같은 숙제를 내 드리면 아마 다른 시각에서 쓰시게 될 것입니다.

이번에 한번 써 본 일이 크게 도움이 되어서 다른 시각에서 보는,

전혀 다른 내가 나올 수 있어요.

 

 

자기 자신을 여러 각도에서 조명해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자기 자신이 누구인가를 이런 저런 시각에서 볼 수 있는 안목을 가져야만

나를 찾는 길로 들어설 수 있습니다.

 

 

 

 

 

 

 

 

[ 선계이야기2-단전은 마음, 수선재, 2000년 6월 출간, 139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