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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선계수련 교과서/선계이야기1

조선 시대 여인들

by 날숨 한호흡 2013. 2. 15.

 

 

 

 

 

 

 

 

 

세종대왕께서도 선인이셨는데 후궁들이 많았다고 들었거든요?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세종대왕의 경우는 저도 이상했어요.

팔십 몇 명이나 여자가 있었다고 해서 처음에는 선인이라는 기대를 안 했었어요.

저도 그런 것은 참 부당하게 여겨서 '범죄가 아닌가.' 라고까지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그분의 입장을 듣고 보니 오히려 여자들의 입장을 생각해주기 위해서였다는 거예요.

자기가 원해서 그랬다기보다는 상대방의 입장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여자들을 대했다더군요.

 

 

사실 그 시대의 그런 제도 자체가 너무 불합리하죠.

수천 명이 한 사람만 쳐다보고 있어야 했었잖아요?

그러니까 그분 입장에서는 되도록 많은 여성을 처녀 귀신이 안 되도록 구원해 주는 뜻이 있었던 거죠.

 

 

그러면 그 시대에 궁녀로 태어나는 여자들은 왜 그런가 궁금하시죠?

그런 경험이 필요해서 그런 거예요.

부당한 제도하에서 그렇게 한 남자를 바라보면서 여러 가지로 금하는 억압 속에 있는 경험이 필요한

사람들이 그때 태어나서 그런 경험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 상황 속에서도 왕이 눈길 한 번 주고 어쩌다 옷깃 한 번 스치면 평생 그 기억만 가지고도

성은을 입었다면서 영광으로 알고 산 사람들은 기쁘게 살았던 것이고 반면

평생을 한 맺혀서 산 사람들은 한을 품고 죽었던 거죠.

 

 

같은 상황에서도 어떤 마음가짐으로 있느냐에 따라 공부가 되기도 하고 한 맺혀 살다가 끝나기도 합니다.

 

 

대개 사극 같은 데 보면 여자들이 오뉴월에 한 맺히고 이를 갈고하는 장면만 자꾸 부각시켜서

궁중에 있는 여자들은 다 한 맺히고 표독스럽게 살다 죽었다고 생각하는데 사실은 안 그래요.

 

 

제가 여성개발원에 있을 때 조선 시대 궁중의 여자에 대해 조사할 때 알았는데 아주 생활에 만족하면서

궁중의 법도와 문화를 배우며 살았던 여자들도 많았습니다.

주로 시나 예술 쪽으로 에너지를 쏟으면서 살았어요.

 

 

왕을 차지하는 것만이 목표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은 죽을 맛이었겠죠.

반면에 한 궁궐 안에서 왕을 모실 수 있다는 것만 가지고도 기뻐하면서 살았던 여자들은

그렇지가 않았다고요.

그래서 같은 상황에서도 행복하게 살다 간 사람들도 있고 비운에 간 사람들도 있습니다.

 

 

"한국의 선인들"에 보면 제가 신사임당 선인에게 물어보는 장면이 나옵니다.

신사임당이 남편의 임지에 안 따라가고 강릉에 있었기 때문에 현지에 처가 있었던 거죠.

 

 

그래서 그것이 부당하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남편과 떨어져서 사는 날들이 많다 보니 그러한 결과가 나온 것이고 별 다른 뜻은 없었다고 대답하잖아요.

 

 

여자들 많은 집에 자꾸 또 딸, 또 딸, 그렇게 태어나서 부모에게 환영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죠.

그런 사람들은 전에 너무 잘난 척을 많이 했기 때문에 그런 경험이 필요해서 모여 있는 것입니다.

그렇게 비슷한 기질의 사람끼리 모여 있더라고요.

 

 

딸 많은 집 딸들을 보면 마음속으로 굉장히 자부심들이 있어요.

그래서 '이번 생에는 혼 좀 나봐라.' 해서 그런 프로그램으로 나온거예요.

 

 

언제 시간이 되면 동의보감을 쓰신 허 준 선인하고 한 번 대화를 시도해 보려고 합니다.

그 분이 서얼이셨죠? 왜 그런 프로그램으로 나왔었는지 궁금해서 대화를 해 볼 생각입니다.

옛날에는 의술은 중인들이 했지 양반은 안 했기 때문에 의사가 되기 위해서 그랬는지도 모르죠.

 

 

 

 

 

 

 

 

 

[ 선계이야기-지감, 금촉, 수선재, 2000년 3월 출간, 94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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