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움
아름다움은 실은 형체가 없는 것이다.
가장 지극한 아름다움은 허공이니,
허공 속에 빛나는 본성이야말로
조물주님께서 지으신 아름다움의 결정이니라.
그 아름다움을 향하는 인간의 마음이 바로
누구나 가지고 있는 신성神性이며
그것을 닦아 본래의 빛남을 드러내는 것이 깨달음이다.
인간이 아름다움을 추구함은 본디
본성을 추구하고자 하는 생래적인 바람에서였거늘
물질주의가 팽배하다 보니 이렇듯
왜곡된 미가 마치 본연의 미인 것처럼 여겨지고 있구나.
미란 겉을 닦는다고 얻어지는 것이 아니야.
안에서 빛이 퍼져 나오듯
어딘지 모르는 곳에서 향기가 느껴지듯
그렇게 깊이 숨은 아름다움이 저절로 드러날 때
진정 아름다움이 귀해지느니라.
사랑의 아름다움 또한 그러하니라.
사랑이 겉에 있고 얕으면 금방 보이고,
당기는 힘이 강해 쉽게 끌리게 된다.
그러나 서로 나눌 것이 없어 금방 바닥을 보이는바
쉽게 시작하고 쉽게 스러지는 사랑이 그럼에서 기인하느니라.
숨어 있고 은근한 사랑은 그 깊이를 가늠할 수 없으며
길고 오래가느니
그 향기를 한 번 맛보기 어려운 것이 지금 세상이다.
다들 하나같이 들고양이처럼 떠돌며 마음 놓일 곳이 없이 급하구나.
세상의 아름다운 인연은 다 어디로 갔느냐.
그 중에 가장 아름다운 인연이 지상에 꽃피었으니
부디 쉼 없이 나아가면 좋겠구나.
[너는 사랑이라 말하지만 나는 그리움이라 말한다 (황진이, 장미리외, 수선재), 4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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